환경은 변하는데 관광업계 요지부동

삼호관광1
지난 4월 미주 한인 관광업계 최초로 대형 자체 신사옥을 완공한 삼호관광의 모습

■ 환경은 변하는데 업계는 요지부동

70만명 이던 미국 방문 한국인들의 수요는 지난 13년간 4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자연히 관광 업계의 시장 규모도 동반 상승했고 최근 몇년간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LA지역 한인 종합 관광회사의 운영 중 가장 중심은 역시 현지 한인들의 여행 수요였다.

LA와 인근 남가주 지역 한인 뿐 아니라 미국내 원거리 타 지역에서 LA또는 LA를 출발하는 중장거리 패키지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비중인 절반을 넘어 회사 운영의 기본을 탄탄하게 받쳤던 구조다.하지만 지난 10여년 사이 이런 모습은 급변해 한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

방문객 급증에 따라 자연히 미국 특히 서부지역 패키지 투어 상품이 한국에서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10여년전만해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로 대표되는 흔히 메이저 여행사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10위권에 들어간 업체들이 저 마다 치열한 경쟁을 하며 미 서부로 향하는 한국내 수요를 나눠 먹고 있는 모습이다.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차지했던 미국내 한인들 여행 비중은 2010년을 기점으로 절반 이하 심한 업체는 20% 미만까지 내려갔다.

매년 한국발 패키지 수요가 20~30%에서 많게는 100%이상 늘어난 덕에 갈수록 줄어가는 미국내 한인 여행 수요를 무시해도 될 상황에 이른 업체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A’업체는 2009년 이후 과거에 없던 한국 대형 및 중소 규모 여행사들과 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한국발 물량이 급증했다.

자연히 한국 수요에 맞게 상품이 개발됐고 운영 역시 맞췄다.

과도하게 한국 비중을 높이다 보니 자연히 현지 한인 대상 여행 상품에 대한 경쟁력은 떨어져 고객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특히 대형 여행사들은 한국내 과당 모객 경쟁으로 늘어나는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을 현지 한인 여행사에 대부분 떠 넘기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상당수 여행 상품이 실제 소요되는 비용보다 20%에서 많게는 50% 가까이 마이너스 된 형태로 진행하는 기형적인 모습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소요되는 경비에 못미치는 비용을 받다 보니 자연히 추가 비용을 받는 옵션 투어는 늘수 밖에 없어 전반적인 상품의 질도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좀처럼 끊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주요 여행사들은 판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5~7일 일정으로 서부 주요 지역을 둘러 보는 일정만 선호하고 있어 상품이 지나치게 단순하게 비춰 지는 문제도 있다.

이런 일정 중심으로 업체가 운영되다 보니 기존에 현지 한인들이 찾던 상품 역시 모객 부족을 이유로 진행을 하지 않고 아예 상품 자체를 없애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더욱이 최근 1~2년 사이 한국의 주요 홈쇼핑 채널을 통해 미 서부 여행상품을 파는 것이 보편화 돼 초저가 상품 판매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 개별 여행객 대비책 없는 관광업계

방문객 급증으로 시장성을 크게 좋아졌지만 저가를 넘어 초저가 과당 경쟁으로 여행객을 한명이라도 더 뺏어 가겠다는 한인 업계의 경쟁의 이어지면서 미 서부에 대한 한국내 관심도는 최근 들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문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패키지투어를 이용하겠다는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는 전반적인 여행 흐름의 변화를 대부분의 업체들이 감지하고 있지 못하는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5년 이상 매년 패키지 고객들이 크게 늘다 보니 박리다매라도 많이만 오면 어떻게 해서든 남길 수 있다는 생각이 업주들의 머리속을 가득 채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해외 자유여행객 대상 현지인들과 연계해 다양한 현지 체험형 여행 상품을 중개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과 줌줌투어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미 서부지역 자유여행 상품 이용 비율이 100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실 방문객은 그 사이 채 2배가 늘지 않았지만 그 만큼 패키지 투어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연방 상무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06년 43%에 달했던 미국 방문 한국인 패키지투어 이용 비중은 지난해 20%로 반토막이 났다.

해 마다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15%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방문객 절대량이 늘어 당분간 패키지투어 취급 한인 업체들 운영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초저가 상품을 서로 뺏어 먹는 구조가 이어진다면 싸구려 패키지에 과도한 옵션투어와 쇼핑 강요가 이어지는 동남아 지역 처럼 될 것이라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 업계 모범 사례 나와야

지난 4월 미주 한인 관광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자체 신축 사옥을 완공해 이전한 삼호관광의 지난 10여년간의 성장 과정을 보면 현재 관광 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어느정도 해법을 마련 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호관광의 운영 방식이 표준이 될수도 없지만 차별화를 통해 현재 업계가 고민하고 실제 겪고 있는 문제점 해결에 도움은 될수 있다.

미주 헤럴드경제 창간 한해 전인 2005년 당시 대부분의 관광회사들이 관광 가이드로 부터 노동법 침해 소송을 받은 바 있다.

이후 2년여간의 준비 끝에 삼호관광은 가이드 전원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급여와 상해 보험 등 고용에 필요한 절차와 세금을 납부하는 합법화된 회사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불필요한 돈을 지출한다고 조롱했고 실제 지난 10여년간 최소 6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세금과 상해 보험 등 과거에는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합법 운영에 따라 늘어난 비용은 자연히 상품 단가에 반영 됐고 한국의 중대형 여행사들이 요구하는 싸구려 패키지 투어를 현지에서 처리하기에는 적지 않은 자금 압박을 받았다.

결국 2009년 미 서부 지역은 1등인 하나투어보다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모두투어와 20년 가까이 해온 거래를 끊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한국 업체의 무리한 요구를 맞추다 보면 결국 업체의 근간인 미국내 한인들이 즐겨 찾는 여행 상품 역시 품질이 크게 낮아지고 옵션과 쇼핑 등 무리하게 추가 비용을 더 걷게 되는 구조가 될수 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결정이다.

이로 인해 회사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이 있었고 2년여간 고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웹사이트 개편과 한국 지사의 영업력 강화를 통해 개별 단체나 기업체, 공무원, 중소대기업 대상 출장 등 특화된 투어 개발에 집중했고 개별 여행객 대상으로 한 직접 모객을 늘리는 방법도 마련하게 됐다.

특히 고객의 중심인 미국 한인들을 위한 기본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품질을 개선한 덕에 현재 한인 점유율이 7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지 한인들이 압도적으로 찾는다는 것은 단순한 의미를 넘어선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을 방문하는 가족, 친적, 친구 등 지인들에게 추천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한인 관광회사가 됐다는 것이 더 큰 의미다.

타 회사처럼 역마진으로 한국 여행사와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 개인간 또는 개별 단체와 직접 소통을 통해 모객을 늘리며 적정한 영업 이익을 내 타 회사와 달리 합법적인 운영의 틀을 10년 넘게 유지했다.

삼호관광 신성균 대표는 “이민 사회 특성상 세금이나 정해준 규정을 지키면서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하지만 이민 1세중 누군가는 합법적인 운영의 틀 속에서 나름의 운영 노하우를 만들어야 관광업계도 차세대 전환도 가능하고 달라지는 시장 환경에 적응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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