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에 발목 잡힌 조희연 교육감…“자사고 폐지 권한 달라”


- 조 교육감, 자사고 관련 대법원 판결에 우려 표시
- 미시적 선발 효과를 제한하는 정책은 한계 봉착
- “초ㆍ중등교육법시행령 제91조의 3 폐지 추진할 것”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고교 평준화를 위해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폐지를 추진해온 조희연(사진) 서울시교육감이 잇딴 법원 판결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자사고 일반고 중복지원 제한 관련 가처분신청이 일부 인용되면서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지난 2014년 자사고 폐지 처분의 효력을 상실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4년전 서울교육감으로 취임하며 자사고 폐지를 1기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온 조 교육감으로서는 2기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12일 조 교육감은 ‘대법원의 자사고 행정처분 직권취소처분 취소 청구 판결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을 내고 자사고 폐지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폐지 권한을 교육감에게 부여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2014년 자사고 평가 결과를 토대로 교육감 권한으로 행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은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오전 대법원은 4년전 조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행정처분 직권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새로운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시행되고 있는 교육제도를 다시 변경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오늘 판결한 것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교육청의 자사고 설립 운영에 관한 권한의 재량의 폭을 둘러싼 행정기관 간의 갈등에 대해 판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혹여 이번 판결이 자사고 폐지를 대법원이 반대하는 것으로 과잉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하다”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는 2014년 당시의 법체계 아래서의 자사고 지정 취소와 이에 대한 교육부의 직권 취소가 정당했느냐를 판결한 것이지, 문재인 정부에서 자사고 지정취소시 교육부의 동의권을 없애고 전권을 교육청에 이양하는 것을 논의하는 지금 시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ㆍ특목고 등 특권 학교를 폐지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교육을 실시하라는 목소리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충분히 확인된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한 행정적 노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교육청의 자기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 우대조치에 대한 제한을 넘어 자사고 폐지 권한을 직접 요구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의 일부 조항 개정을 통해 미시적 선발 효과를 제한하는 정책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근본적인 법령 개정 없이는 고교체제 개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사고 폐지 권한의 배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사고의 설립 근거인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폐지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거듭 제안했다.

나아가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 국회와 협력하여 한 줄 세우기의 고교 서열체계를 극복하고 창의성, 다양성, 개방성, 개별화를 보장할 수 있는 서울 중등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해 계속 전진해 갈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 입시의 고통이 아닌 고등학교 진학의 즐거움으로 설레는 학교 교육을 만들라는 서울 시민의 명령을 반드시 이행해 갈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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