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반쪽 결론] ‘옐로 카드’ 받은 삼바…‘레드 카드’까지 가나, 안가나

[설명=김용범 증선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과 관련된 심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공시 누락만 ‘고의’…분식회계 결론은 ‘유보’
-금감원 재감리 피하기 어려워…최종결론 지연 예상
-삼바, 검찰고발에 ‘당혹’…행정소송 등 대책 강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 기관으로부터 ‘옐로 카드’를 받았다. 공시 누락에 대한 고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만약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부분까지 고의성이 인정되면 최악의 상황인 ‘레드 카드’까지 받게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대한 일부 의결 내용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명백한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며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동 설립회사인 바이오젠과 체결한 주주 간 약정(콜옵션 보유 등)에 대해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증선위 위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담당 임원의 해임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를 감사한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 등에 대해선 감사업무 제한 및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증선위는 핵심 쟁점인 고의적인 분식회계에 대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반쪽 결론’에 해당하는 셈이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감리 결과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했는지, 단순한 과실이었는지를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증선위는 앞선 3차례의 심의를 거친 뒤 분식회계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제출받은 금감원의 감리 결과 내용이 구체성과 명확성이 부족하다며 금감원측에 조치안에 대한 수정ㆍ보완을 주문했다. 특히 증선위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시점뿐만 아니라 그 이전(2012~2014년)의 회계처리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를 거부하며 보완조치를 하지 않았다. 증선위는 현재의 금감원 감리 결과만으로는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했다. 김 위원장은 “조치안 수정 요청에 대해 금감원이 난색을 보이며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금감원에 재감리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재감리는 증선위 요청인 만큼 거부하기 어렵다. 증선위가 감리 결정을 하고 금감원은 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감원이 재감리를 위한 자료 수집 및 보고서 작성 등에는 또 다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에 1년이 걸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에 대한 최종 결론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일부 결론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유감을 나타내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공시 누락으로 상장폐지는 면했지만 대표 해임 등 검찰고발이라는 원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증선위 결정에 의아해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하는데 그 고의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한 것인지, 또 이로 인해 피해를 본 대상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의라는건 목적성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2012년 비상장이었던 삼바가 당시 어떤 목적이 있어 공시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며 “더구나 공시 누락 때문에 검찰 고발까지 가는 것에 있어서는 삼바측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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