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헌의 시승기- 기아차 ‘더 뉴 K5’] 세련된 바디…여유로운 좌석 만족 치고나가는 ‘운전재미’는 부족

쏘나타를 넘어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왕좌를 노리는 기아자동차의 K5. 지난 1월 페이스리프트 이후 올 상반기(1~6월) 2만3164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1만9329대) 대비 19.8% 판매량을 늘린 ‘더 뉴 K5’를 최근 시승했다.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지만 기자의 눈에 K5의 외모는 준수함 그 이상이었다. 일단 전면의 음각 인탈리오 라디에이터 그릴이 강렬하면서도 날렵한 인상을 만들어줬다. 전면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측면과 후면도 탄탄한 바디 라인을 통해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기아차의 외관 디자인은 날이 갈수록 발전한다는 느낌이다. 문을 열고 좌석에 올랐다. 국내 대표 중형 세단답게 앞뒤 좌석 모두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특히 뒷좌석 머리 부분과 레그룸 모두 부족함 없이 넓었다.

최상위 트림인 인텔리전트(2985만원) 트림에 장착된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은 기자의 갤럭시 노트8을 사용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아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휴대폰이 무선충전 공간에 잘 눕혀지지도 않고, 충전 중 폰을 꺼내 들기는 더 쉽지 않았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2000㏄급 중형 세단에 기대하는 안락함과 부드러움을 선사해줬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의 안정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아쉬운 건 주행성능이었다.

가속 페달을 천천히 밟을 때는 알 수 없지만, 조금 속도를 올리고 싶거나 앞으로 치고 나가고 싶을 땐 엔진이 못 따라와줬다.

동승석이나 뒷좌석에 가족들을 태우고 달리는 일이 많거나 편안한 주행만을 즐기는 오너라면 모르겠지만 이따금 속도를 낼 때는 내야하는 오너라면 초반 가속의 답답한 느낌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속도가 오르기 시작하면 고속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절대 못 달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특히 외모에서 느껴지는 날렵한 이미지는 물론, 기아차가 ‘새로운 스포티세단의 시작’ 이라고 광고하며 스포티한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는 걸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더 뉴 K5 2.0 가솔린 모델은 163마력에 최대토크 20.0㎏ㆍm로,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쏘나타와 똑같은 스펙이다.

공인 연비는 12.3㎞(16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다. 차급을 뛰어넘는 최신 안전사양은 K5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앞차와의 거리를 알아서 유지하며 달리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정차와 재출발까지도 지원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융합시킨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도 동급 최초로 탑재됐다. 고속도로 상에서 손과 발을 모두 자유롭게 해주는 반자율주행 기능이다. 이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사용하려면 ‘드라이브와이즈’ 옵션과 ‘스마트 내비게이션 유보(UVO) 3.0’ 옵션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

K5의 트림은 럭셔리,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인텔리전트 등 4개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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