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겐트, 프랑스 파리가 부럽지 않은 이유

두 江 합류-운하-북해 항구, 문물교류의 중심

800년간 상공인-미술가-시민 ‘예술도시’ 가꿔

건물 곳곳 벽화 장식, 브뤼셀공항도 갤러리化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서유럽에서 북유럽의 가는 길목, 벨기에의 겐트(Ghent)는 오스트플란데렌(東플랑드르주)의 주도로, 브뤼셀 북서쪽 50㎞ 지점, 헬데강-리스강이 합류한뒤 북해로 흘러들어가는 곳에 있어, 지질, 문화, 예술, 관광 면에서 다양성을 품고 있다.

여러 풍속과 문물이 교류하는 항구와 내륙 산천의 매력, 바다와 육지를 잇는 1500년 된 운하를 품어서일까. 이 도시는 창의력의 산실이고, 예술 작품이 거리 곳곳에 있다.


1500년전에 도시가 형성되고 800년전 영국 맨체스터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섬유산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유층들이 생겨나 예술가들과 함께 도시를 문화적으로 키웠다.

부자의 문화예술 나눔 의지와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활동이 도시를 빛낸 점은 르네상스의 본산 피렌체를 닮았다. 오래된 성(城)과 고딕양식의 성당, 200년 넘은 대학 사이를 거리의 그림들이 이어준다. 겐트 사람들이 파리를 부러워하지 않는 이유이다.


벨기에 북부 플랜더스 지역에 있는 도시 겐트가 공업과 문화로 살지우더니, 최근들어 각광받는 여행지가 되고 있다.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고풍스런 건물 벽에 그려진 그라피티 형 벽화들이다.


1995년 거리 낙서가 허용되면서 전 세계에서 몰려온 많은 예술가들이 거리 곳곳에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세로로 긴 건물에서 새벽을 알리는 부엉이가 내려다 보더니, 어느 안온한 거리에선 아름다운 여신의 나신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잡는다.


벽화 예술은 내 집이 예술적으로 변모하기를 바라는 집주인과 드넓은 벽에 자신의 예술혼을 남기고 싶은 예술가의 의지가 맞아 떨어질때 구현되고, 지구촌 여행자들에겐 명물이 된다.

특정 건물에 거리 낙서를 하고 싶은 예술가가 먼저 자신의 그림을 건물 문 앞에 두고 가고, 주인이 그 그림이 마음에 들면 허락의 의미로 건물 창문에 스케치를 걸어 둔다. 이후에 해당 예술가가 마음껏 외벽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림의 소재는 만화영화 캐릭터, 유명인 초상화, 우주, 동물 등 다양하다. 높은 건물에서 부터 문지방 아래 낮은 곳까지 다채롭게 예술혼이 구현돼 있다.

겐트에는 9∼12세기의 고성(古城), 13∼16세기의 고딕식 대성당, 12세기의 로마네스크풍 교회, 14∼16세기의 시청사 및 1816년 창립한 겐트대학 등이 있다.

한편, 향후 3년간 75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벨기에의 관문, 브뤼셀 공항도 다양한 형식의 전시회를 연다. 플랜더스는 중세시대부터 미술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거장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번 브뤼셀 공항 전시는 ▷루벤스, 브뤼헐, 얀 반 아이크 등 플랜더스 출신 거장들의 그림 ▷수많은 미슐랭 식당을 보유한 명성에 걸맞는 요리의 세계 ▷플랜더스 사이클링 등 플랜더스가 자랑하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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