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동반 부진에…시름 깊어지는 한국GMㆍ르노삼성


- 이쿼녹스ㆍ클리오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신차 효과 ‘無’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올해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이 ‘구원투수’로 야심차게 투입한 이쿼녹스와 클리오마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두 차 모두 각각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인기를 끈 ‘베스트셀링 카’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2%’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GM에 따르면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191대에 그쳤다.

첫 출시달인 지난 6월 판매량(385대)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쳤지만 7월엔 이마저도 ‘반토막’이 난 셈이다.

한국GM은 애초 이쿼녹스의 판매 목표를 내부적으로 월 1000대 이상으로 잡고 내심 2000대 이상까지도 바라봤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이쿼녹스가 겨냥했던 동급의 현대차 싼타페는 7월 9893대가 팔리며 5개월 연속 내수 전체 ‘베스트셀링 카’에 등극했고, 기아차 쏘렌토도 6056대로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다. 여기에 르노삼성의 QM6 마저 2842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73.5%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쿼녹스의 성적이 더욱 처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쿼녹스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르노삼성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똑같다.

올해 르노삼성의 유일한 신차인 클리오는 지난 7월 351대 팔리며 전달 대비 판매량이 36.1% 줄었다.

출시 첫달인 5월 756대에서 6월 549대, 7월엔 351대까지 떨어지며 신차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비슷한 차급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의 엑센트(322대), 벨로스터 (312대), i30 (201대) 등에 비해 나은 성적을 거둔 것은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르노삼성 역시 내부적으로 클리오의 판매목표를 월 1000대 수준으로 잡았던 만큼 실망감은 상당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소형차 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며 “다만 차량을 시승해 본 고객들의 만족도는 꽤 높기 때문에 계속 고객 체험 기회를 늘려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두 차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사실상 ‘수입차’ 임에도 이를 어필하는 데 실패한 부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쿼녹스는 GM의 멕시코 공장, 클리오는 르노의 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에 들어온다. 두 차량 모두 상당한 관세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한국GM에 따르면 이쿼녹스의 경우 약 8%의 수입관세가 붙는다. 싼타페 쏘렌토 등 국산차와 가격으로 경쟁해서는 밀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클리오 역시 유럽 시장 판매 가격 대비 최대 1000만원 가량 싸게 들여왔다고는 하지만 소형차 구매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2000만원 내외의 가격이다.

결국 두 차량 다 가격을 국산차급으로 내리든지 아니면 완전한 수입차처럼 마케팅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쿼녹스는 SUV의 최대 격전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29만대 연간 판매고를 기록한 베스트셀링 모델이고, 클리오도 유럽 시장 10년 이상 동급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전세계에서 1400만대 이상 팔린 특급 모델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쿼녹스는 동급에 더 저렴하면서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들이 너무 많다. 차별성이 없다면 지금의 가격 정책으로는 부진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며 “클리오 역시 해치백과 소형차의 무덤인 내수 시장을 공략하려면 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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