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브리티시오픈이 남긴 것

사진 왼쪽부터 브리티시 오픈 3위로 세계랭킹 2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 유소연, 브리티시 오픈 준우승 하며 태국 골프 강세를 이어간 포나농 파트룸, 브리티시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한 잉글랜드의 조지아 홀. [연합뉴스]

한국 유소연 또 3위 ‘존재감’
영국, 홀 우승 ‘자존심’ 살려
태국, 2·4위 차지 빅2 이어가

잉글랜드 조지아홀(22)의 우승, 태국 포나농파트룸의 준우승, 한국 유소연 3위, 한국의 김세영-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 공동 4위로 매조지된 여자 프로골프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오픈은 세 나라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이번 대회는 ▷영국에겐 골프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태국에겐 한국에 이어 여자골프 강국 2위권의 위상을 다지는 계기를, ▷한국엔 신예들의 LPGA 진출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기존 박인비-유소연-박성현 등 강자들이 번갈아 세계 최정상권을 호령하는 구도를 이어가고 모습을 제공했다.

▶한국= 유소연은 6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의 로열 리덤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파72ㆍ658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두 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로 3위에 올랐다.

2011년 US여자오픈,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개인 통산 메이저 3승을 노린 유소연은 그러나 3번 홀(파4) 트리플보기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소연은 직전 메이저 대회인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하는 등 최근 2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2위와 3위로 선전했다.

박성현(25)이 최종라운드에서 미끌어지며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박인비(30)가 컷 탈락했기 때문에, 박인비-박성현-유소연 순으로 2,3,4위이던 세계랭킹이 유소연-박성현-박인비 순으로 한국선수끼리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우승은 홈 코스의 조지아 홀(잉글랜드)에게 돌아갔다. 골프의 본고장 영국의 자존심을 지킨 홀은 최종합계 17언더파로 태국의 포나농 파트룸에 역전 우승, 생애 첫승을 메이저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49만 달러(약 5억5000만원).

조지아홀은 신인상 포인트에서 고진영에게 600점 가량 뒤졌지만 이번 우승으로 313점 차로 좁혔다. 홀(576점)은 남은 LPGA 대회에서 고진영(889점)을 압도할 경우 막판 고진영 독주상황의 유력한 추격자가 될 수 있다.

잉글랜드 선수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2004년 카렌 스터플스 이후 올해 홀이 14년 만이다. 홀은 날때부터 골프와 인연이 있었다. 홀이 태어난 1996년 4월 마스터스에서 잉글랜드의 닉 팔도가 우승했고, 홀의 아버지는 팔도의 마스터스 제패를 기념해 딸의 이름을 ‘조지아’로 지었다. 이날 딸의 골프백을 직접 메고 코스를 돌아 ‘메이저 우승’을 일궈냈다.

홀은 잉글랜드 여자 골프 사상 네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홀 이전에 메이저 정상에 오른 잉글랜드 여자 선수로는 로라 데이비스(4승), 앨리슨 니컬러스, 카렌 스터플스(이상 1승) 등 세 명이 전부였다.

▶태국= 포나농 파트룸(29)는 아깝게 역전패 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올들어 일고 있는 태국 골프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도 막판 뒷심을 보이며 김세영(25)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아리야는 명실상부한 세계랭킹 1위를 지킬 것이다. 올시즌 3승을 한 아리야에 이어 언니 모리야도 지난4월 생애 첫승을 신고했고, 지난달에는 수와나푸라가 1승을 보탠 태국은 올시즌 5승을 합작했다.

한국의 토종 골프공 볼빅을 사용하는 파트룸은 최종라운드 15번홀까지 1위를 지키다가 16번홀에서 한타 뒤진데 이어 17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홀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뒷심을 발휘한 아리야과 LPGA 사상 최저타 기록보유자 김세영이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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