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인간이니’, 로봇으로 웬만한 장르 다 담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 ‘너도 인간이니’의 마지막회는 감동이었다. 멜로, 액션, 휴먼, 암투 등을 다 담았다. 특히 마지막 해변 신은 애닮음, 그리움, 인간미를 모두 아우르는 명장면이었다.

인간 남신(서강준)을 구하고 서종길(유오성)의 총에 맞아 바닷속으로 사라진 로봇 남신Ⅲ(서강준)을 추모하기 위해 강소봉(공승연)은 바닷가를 찾았다.

로봇 남신을 사랑했던 강소봉은 해변을 거닐며 “또 올께” 하고 가려고 하다가도 “나쁜 새끼, 형편 없는 새끼”하며 우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 뒤에서 로봇 남신이 짠 하고 나타났다.

“내가 로봇이라서 미안해. 강소봉”

죽은 로봇의 환생은 인간의 환생보다 더 개연성이 있는 듯했다.

개망나니 인간 남신이 갑자기 회개하는 신파보다 참신했다. 킬 스위치가 작동돼 목숨까지 버리고 자신을 구해준 로봇(로봇 남신이 인간 남신에게 온 것은 그의 엄마가 죽으면서 했던 ‘널 또다시 혼자 두고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려는 목적도 있었다)을 환생시키며 “돈과 힘. 처음으로 그걸 즐겁게 써봤어”라고 말했다.

악인들은 돈과 권력을 나쁜 수단과 목적으로 얻고 사용한다. 처음으로 유익한 로봇을 환생시키는데 돈과 권력을 쓴다는 것은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강소봉은 왜 인간이 아닌 로봇을 사랑하게 됐을까? 사람은 사람같지 않고, 로봇이 오히려 사람같다.

“(로봇 남신은) 슬퍼하면 안아줄 줄 알고, 위험에 빠지면 구해줄 줄 알고. 거짓말 안하고, 원칙에 충실하고, 약속 잘 지키고. 진심과 진실이 느껴지고, 따스하고 잘 웃는다… 걔는 약속을 다 지켰다. 나를 지켜준다고 한 말을. 나도 약속을 지켜야지.”

마지막 신에서 돌아온 로봇 남신은 울고 있는 소봉을 안으며 “울면 안아주는 게 원칙이야”라고 한 것은 둘이 처음 만난 그 순간과 똑같은 수미쌍관이다.

하지만 다시 살아난 로봇은 초능력이 점점 사라지고 평범한 인간에 가까워졌다. 데이빗 박사(최덕문)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로봇을 거의 인간에 가깝게 개발했을 것이다.

마지막 포옹신에서 로봇 남신은 눈물까지 흘렸다. 거의 인간이다.

소봉은 말한다. “(너 이제) 나랑 비슷해졌어. 내 마음 이제 안변해. 로봇처럼”

로봇은 인간과 거의 같아지고, 인간은 로봇처럼 안변하겠단다. 둘의 지향점을 보면서 인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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