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곧 北산 반입경위 유엔 안보리에 제출…美제재 적용가능성 희박

-대북제재 위반사례 보고
-안보리 대북제재위, 선박 등 제재 여부 검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외교부는 북한산 석탄 국내 불법반입 경위를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 수입업자가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위장해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이뤄지는 조치다.

외교부 관계자는 10일 “북한산 석탄 반입경위가 확인됨에 따라 조만간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그 경위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안보리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및 대응조치에 대한 사례로써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1> 관세청이 10일 오후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3개 수입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회에 걸쳐 총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선철 3만5천38t을 국내로 불법 반입했다. 사진은 지난 7일 경북 포항신항 7부두에서 북한산 석탄을 실어나른 의혹을 받은 진룽(Jin Long)호가 정박해 작업자들이 석탄을 내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3개 항구에서 환적해 한국으로 수입한다는 우방국의 첩보를 받고, 의혹이 있는 사례 9건(총 14척의 선박)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도 관련 정보를 입수, 올 4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보고서에 9건 중 2건을 제재 위반 및 회피 사례로 담았다.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지난 2016년 12월에 채택된 제재 결의 2321호에서 전문가 패널에게 “제재 위반과 회피 활동 분석능력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행정과 분석 지원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요청”할 권한을 명시한 이후 의혹을 훑는 수준을 넘어 제재 위반사례를 입증하는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4월 공개된 보고서는 북한산 석탄이 다른 나라 석탄으로 기재되는 형태로 러시아,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불법반입되고 있으며, 이중 한국 사례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4월 한국 포항항 인근에 있다가 북한 원산에서 석탄을 실은 ‘지쿤 7호’의 위성사진이 담겨있었다. 지쿤 7호는 러시아 나홋카 항에 입항한 뒤 배의 이름과 선적을 바꾸고 적재하고 있던 석탄을 하역했다. 이후 북한산 석탄은 ‘리치버거 호’에 실려 포항항에 하역됐다. 

<사진2> 유엔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지쿤 7호의 행적. 지쿤 7호는 지난해 4월 9일 한국 포항 앞바다에서 사라졌다가 원산항에서 석탄을 실고 4월 14일 러시아 나홋카항에 입항했다. 이 선박은 이후 이름과 선적을 바꾼 뒤 적재하고 있던 석탄을 하역했다. 석탄은 ‘리치버거 호’에 실려 지난해 5월 27일 포항항에 불법반입됐다. [사진=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

지쿤 7호와 리치버거 호는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을 운반했다고 적발한 14척의 배에 포함돼 있다. 외교부는 해당 선박들에 대한 이름과 석탄 운반 경위에 대한 내용도 보고서에 담아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보고서를 전달받은 대북제재위는 해당 선박들의 안보리 제재 위반여부를 결정하고 선박들에 대한 입항제한, 억류, 제재적용 등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 또한 제재 위반으로 인정가능한 선박에 대해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대북제재위에서 해당 선박들에 대한 제재대상 명시여부를 검토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 “해당 선박들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입항제한 혹은 억류 등 감시조치를 강화하라는 권고는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북한산 석탄 불법반입 문제는 미국의 독자제재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큰 논란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수사 초기단계부터 한미가 긴밀히 공조해온 사안이기 때문에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며 “미국의 독자제재는 회피가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며, 관할국의 조사 등 충분한 실질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을 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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