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관전포인트③]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정후, 허웅, 허훈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45개국 1만1300여명 중에서 ‘가문의 영광’을 도모하지 않으려는 선수가 어디 있겠냐마는, 야구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와 농구 허재의 아들 허웅-허훈 형제 만큼 강할 수는 없다.

이정후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상 최초 부자 동일 대회 동일종목 금메달에 도전한다.

웅과 훈은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인 아버지와 함께 3부자 출격한다. 코트에서 형제는 ‘홍길동’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는다.

▶이정후(야구) =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한 이정후(넥센)가 금메달을 따면 아버지 이종범의 1998년 금메달에 이어 한국 스포츠사상 처음으로 동일대회 동일종목 부자(父子) 우승의 기록을 세운다. 이정후는 팀동료 최원태, 장필준(삼성), 황재균(kt)과 함께 13일 대표팀에 교체 투입됐다.

허벅지를 다친 최정을 대신해 황재균이, 옆구리 부상을 입은 박건우를 대신해 이정후가 승선한 것이다. 최원태는 차우찬을, 정찬헌이 하려던 몫을 하게 된다.

이정후는 8월 들어 타율 0.510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타율 0.369로 시즌 내내타격 1위를 지키던 양의지(두산·0.368)를 제치고 타격 1위에 등극하는 등 팀의 수직상승을 견인했다.

야구 대표팀은 18일 점심을 함께 한뒤 서울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하며, 23일 오후 5시 15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 26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정후로서는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국내 프로무대에서도 연속성을 이어가며 호타준족의 아버지 기록을 넘볼 수 있게 된다.

▶쓰리허…코트에선 아버지를 아버지라 않는다= 5공화국 신군부의 쓰리허가 아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허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두 아들인 허웅(상무), 허훈(kt)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허재 감독은 “오히려 대화를 더 안 한다”며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하고 있다”고 선부터 그었다.

허웅 선수는 아버지를 감독님이라고 부르며 “감독님도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해주신다”며 “잘못하면 지적받고, 잘하면 칭찬해주시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동생 허훈 역시 “저는 제 할 것을 하고, 형은 형이 할 것을 하는 스타일이라 따로 얘기를 많이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남들은 3부자라고 하지만 정작 쓰리허는 코트에서 냉정했다.

형제는 “4년 만에 열리는 중요한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좋은 결과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허감독은 중국과 이란을 주요 경계 대상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제공권에서 열세인데 풀코트 프레스 등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최대한 밀리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남자농구는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승, 이번 대회에서 2회 연속 정상을 노린다.

한편, 통일농구 대회에서 모습을 보였던 북측 박진아(16)선수도 아버지의 뒤를 잇는 부녀 농구가족인데, 이번 여자농구 남북단일팀 멤버(북측 3명)에는 뽑히지 못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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