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이 한국축구 사령탑으로 낙점받은 이유

한국 대표팀을 이끌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된 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진정성’과 ‘전문성’ 가장 돋보여…열정·자신감도 인상적
-케이로스, 플로레스, 빌리치는 ‘돈·가족’ 이유로 협상 결렬

[헤럴드경제=이슈섹션]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49)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 차기 사령탑으로 영입한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은 벤투 감독의 열정과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지난 7월 5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 감독소위원회를 열어 새 대표팀 감독 자격 기준을 마련한 이후 43일 만인 17일 벤투 감독의 새 사령탑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우리가 면접한 지도자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거의 이겼고, 카리스마와 전문성, 열정, 자신감을 가진 감독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태용 감독은 최종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에서 빠진 것에 대해서 “신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서 랭킹 1위 독일을 꺾어 국민을 기쁘게 하고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인 것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스웨덴전 라인업과 전술, 교체 카드와 파워트레이닝 논란, 잦은 명단 변화 등으로 팀이 안정적으로 가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리더십과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며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7월 11일 1차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세 명의 우선협상 대상자와 접촉했다.

구체적으로 후보자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카를로스 케이로스(65) 이란 대표팀 감독과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 전 멕시코 대표팀 감독, 에르베 르나르(50) 모로코 감독이 후보군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감독이 7월 말까지 계약된 데다 다른 나라의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라 협상이 쉽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데드라인을 정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조기 계약 해제에 따른) 위약금 문제가 있었고, 다른 후보는 협회가 감당할 수 없는 큰돈을 요구하면서 협상이결렬됐다”고 소개했다.

세계 축구 변방인 한국의 감독을 맡기 위한 명분으로 거액의 연봉이 필요했던 ‘명장급 감독’ 영입의 최대 걸림돌은 돈이었던 셈이다.

빈손으로 귀국한 김 위원장은 8월 9일 2차 유럽 출장에 나섰고, 네 명의 후보와협상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팬들이 좋아하는 감독들로 후보군이 구성됐다. 책정 금액이 높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감독 가운데 철학에 맞는 감독을 선임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 중에는 벤투 감독과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53)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슬라벤 빌리치(50) 전 크로아티아 감독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후보 중 도중 다른 곳서 제안을 받아 거절하거나 일부는 돈과 가족 등을 이유로 한국행을 포기했다.

다만 벤투 감독이 가장 진정성과 함께 전문성이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우리 요구대로 모든 코칭스태프를 대동했다. 4명 모두 전문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벤투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