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추행 학생 “퇴학 부당” 소송…건국대 조정거부에 결국 퇴학 판결

학술답사에서 같은 학과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퇴학처분을 받았던 대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퇴학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했다. 애초 법원은 “징계를 감경하라”며 강제조정명령을 내렸지만 대학은 정식 재판을 거쳐 결국 퇴학처분을 확정 지었다.

17일 건국대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11합의부(부장 김광진)는 건국대 문과대학 소속 A 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지난해 4월 학과에서 진행하는 학술답사 행사에서 같은 학과 후배인 B 씨를 성추행했다. 행사 뒤풀이 과정에서 술에 취한 B 씨가 잠에 들자 A 씨는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더듬는 등의 추행을 계속했고, B 씨는 곧장 학교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학교 내 양성평등위원회의 조사 결과, 추행은 사실로 밝혀졌다. 진상조사 직후 열린 교수회의에서 A 씨는 결국 퇴학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A 씨가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며 상황은 반전됐다.

A 씨는 “그동안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해왔다”며 “4학년 1학기 재학 중 퇴학 처분을 받아 불이익이 극심하고 학교도 지도와 감독 의무를 해태했다”며 징계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도 지난해 11월 학교 측에 “행위에 비해 징계 결과가 가혹하다”며 퇴학처분을 감경하라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명령했다.

법원의 강제조정 명령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 안팎에서는 “성추행을 저지른 학생이 학교에 복귀해서는 안된다”며 논란이 일었다. 학생회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학교에 함께 다니게 할 수는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학교 측 역시 재학생인 피해자의 2차 피해 우려가 있는데다 징계 내용 역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법원에 이의신청을 했다. 결국, 정식 재판으로 이어진 소송전은 1년여 만에 재판부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며 끝났다. 

유오상 기자/o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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