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동’·바른미래 ‘기정사실’…야권發 정계개편 가시화되나

양 지도부 ‘야권 리모델링’ 언급
내년 상반기 본격화 전망

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 모두에서 정계개편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재편이 가시화되는 셈이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고문이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한데 이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정계개편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내년 상반기에 야권의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0일 경기도 과천 공무원인재발원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 모두 발언에서 “임시체제의 보수를 끝내고, 통합 보수 야당 건설을 위한 그런 재창당 수준의 야권 리모델링을 깊이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들이 다수 나왔다. 초빙강연을 진행했던 박상병 명지대학교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재창당 수준의 보수 신당 구성’을 제안했다. 현 자유한국당으로 이합집산이 이뤄지거나, 인적 쇄신 등이 빠진 당명 바꾸기 수준으로는 차기 총선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역 의원들 역시 이 같은 보수 재편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계개편의 또 다른 축인 바른미래당도 이미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진행 중인 당 대표 선거에서도 정계개편이 쟁점이 됐다. “정계개편에 중심에 서겠다”는 손 고문의 발언에,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영환 전 의원은 “희망사항”이라고 맞섰다. 하태경 의원 역시 이달 3일, 그때까지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현역 의원들을 향해 “당이 잘 될 것 같지도 않고 정계개편이 있을 때 몸을 가볍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할 처지에 짐을 좀 싸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이 해고위기에 있는 당직자들에게 “내년쯤 가면 야권 재편이 반드시 일어난다. 우리 바른미래당이 그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어차피 당직자들은 어떤 원칙과 규정에 따르더라도 절반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정계개편 방식을 두고는 당대당 통합, 일부의원 흡수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비대위체제 하에서 지지율을 올려 정계개편 주도권을 쥐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바른미래당은 그 반대의 경우를 기대하고 있다.

제 3지대에서 신당이 창당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바른미래당의 한 다선 의원은 “내년 상반기 쯤 정계개편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본다”며 “정치권이 아닌 전문가그룹들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합 및 재편에 거부반응도 남아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야권 리모델링’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 지도부의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전혀 보수 대통합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일단 우리부터 제 발로 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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