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시 타본 신형 싼타페…“왜 1등인지 알겠다”

- 풀체인지 후 5개월 연속 내수 베스트셀링카 등극한 현대차 ‘싼타페’

- 압도적 퍼포먼스 없지만 스페이스ㆍ컨비니언스ㆍ세이프티 ‘만점’

- 서울~울산 왕복 포함 986.4㎞를 달린 뒤 14.8㎞/ℓ 연비 기록

신형 모델 출시 이래 5개월 연속 내수 판매 1위에 오른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 [제공=현대차]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5개월 연속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 순위 1위를 달리며 ‘국민 SUV’에 등극한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TM)를 최근 다시 타봤다.

지난 2월 출시 당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2시간 가량 100㎞ 남짓의 짧은 시승 이후 6개월 만으로, 이번 시승에서는 서울~울산 왕복 등 1000㎞ 가량의 장거리를 달리며 훨씬 더 다각적인 평가를 할 수 있었다.

신형 싼타페가 서울~울산 왕복을 포함한 986.4㎞를 달리고 기록한 14.8㎞/ℓ의 연비. [사진=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솔직히 첫 시승에서는 멋진 외부 디자인과 부쩍 상승한 내부의 고급감 덕에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실망스러운 정도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기자의 첫 시승기 링크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80303000026&ACE_SEARCH=1’)

하지만 이번에 두 번째 시승을 하며 싼타페의 최대 장점이자 인기 비결은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아니라 스페이스(공간), 컨비니언스(편의), 세이프티(안전)에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일단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다양한 컬러로 바뀌는 7인치 버추얼(가상)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적용, 내부 고급감 상승은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이번 장거리 시승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캄테크(Calm-Tech)’ 기술이 세심한 배려로 다가왔다. 캄테크란 사용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기술이 스스로 사용자를 돕는 기술이다.

먼저 후방에서 차량이나 오토바이 등 물체가 접근하면 도어 오픈 시 경보해주는 ‘안전 하차 보조(SEA)’ 기능이 매우 좋았다. 주로 뒷좌석 자녀가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기능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동승석과 운전석까지 전좌석 적용된 기능이다.

신형 싼타페로 에코 모드와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해 25㎞ 가량을 달리고 기록한 22.1㎞/ℓ의 연비. [사진=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싼타페 차주들은 이제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에게 뒤에서 달려오는 오토바이나 차를 조심하라는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운전자 본인들도 간혹 정신을 빼놓고 뒤를 확인하지 않은 채 도어를 열려다 경험했던 아찔했던 순간들을 이제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역시 세계 최초로 적용된 ‘후석 승객 알림(ROA)’도 감동적이다. 뒷좌석에 아이를 두고 내리지 않도록 알려주는 이 기능은 이번 여름에도 발생했던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사고’를 안전사고를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작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70㎜와 65㎜, 전폭을 10㎜씩 늘려 여유로운 거주성을 확보한 점 역시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공략한 포인트다. 뒷 좌석에 자녀나 부모님을 태울 때 분명 무척 여유로운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이탈 방지 보조(LKA) 등 첨단 안전 사양과 내비게이션 정보가 결합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도 매우 만족스럽다.

고속도로에서 이 기능이 시작되면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에서 손과 발을 떼고 거의 1분 가까이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계속해서 이용하고 싶을 만큼 중독성이 강한 자율주행의 놀라운 경험이다.

물론 싼타페의 인기 비결이 스페이스, 컨비니언스, 세이프티 측면에만 있는 건 결코 아니었다. 퍼포먼스도 동급 차량들 대비 절대 모자라는 수준은 아니었다.

디젤 모델 기준 저속과 중속에서 느껴지는 디젤차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분명 아쉽다. 쭉쭉 치고 나가는 맛을 느끼기 어려운 건 이번 시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고속 구간에 진입하기만 하면 어지간한 프리미엄 차량은 부럽지 않을 높은 안정성과 편안한 승차감을 안겨줬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고속주행 안정성은 사실 이번 두 번째 시승에서 가장 큰 놀라움으로 다가온 부분이기도 하다.

연비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71리터의 연료탱크를 한 차례 가득 채운 뒤 1000㎞를 내리 달렸다.

986.4㎞를 달리고 나온 연비는 14.8㎞/ℓ로 기록됐다.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한 구간이 상당히 많기는 했지만 도심 주행도 적지 않았고 기자가 평소 연비 운전과는 거리가 먼 운전습관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흡족한 연비였다.

특히 연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에코 모드와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해 25㎞ 가량을 달렸는데 22.1㎞/ℓ라는 연비가 찍히기도 했다. 싼타페가 지난해 ‘독주’를 펼친 그랜저를 밀어내고 SUV로는 이례적으로 5개월 연속 내수 판매 1위에 어떻게 오를 수 있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badhoney@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