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낙태수술 처벌 ‘정부-산부인과’ 평행선…여성환자 피해 우려


-논란에 한발 물러선 복지부…처벌 유예했지만 의료계 반발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한 의사의 면허를 1개월간 정지 처분하겠다고 고시하며 불거진 논란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진에게 제재를 가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유예’하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의 낙태 수술 전면 거부 역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앞서 복지부는 낙태수술을 포함하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시행령을 공포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정부는 의사를 처벌하는 행정처분을 ‘유예’한다며 물러난 상태다. 지난달 17일 복지부가 발표한 ‘비도덕적 진료행위 개정안’에는 형법 제270조를 위반해 낙태하게 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1개월의 처벌을 가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정부가 유예 입장을 밝히며 28일 ‘낙태수술 전면 거부’를 선언했던 의료계는 여전히 수술 중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행정처분 유예는 말 그대로 임시방편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현실과 맞지 않는 모자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주요한 입장이다.

30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의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한시적 유예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생존이 불가능한 무뇌아조차 수술을 못하게 만든 45년 전의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의회에 따르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기형아로 확인된 태아도 현행 모자보건법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에 따르면 낙태할 수 없다. 강간으로 임신됐거나 우생학적ㆍ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헌법 제270조에 저촉되지 않고 낙태 수술이 가능하다고 규정한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장 임신중절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복지부에 산부인과 의사 처벌을 확실히 철회하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는 복지부의 처벌권을 철회하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1만3000명 넘게 서명한 상태다.

해당 청원글은 “낙태죄에 대해 위헌소송이 제기되어서 헌법재판소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의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현행법에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불합리”라며 “여성은 자신의 인생 전체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임신과 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상대 남성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임은 무조건적으로 완벽할 수도 없고, 결혼을 하기에 모두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을 수도 없다”며 “낙태에 대한 죄를 묻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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