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은 되고 소득주도 성장은 안되는 정책 수정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8개월만의 정책 수정이다.당초의 정책 취지와는 정반대로 시장이 흘러갈만큼 시행착오가 심각했으니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향후 방안도 쉽지않을 게 분명하다.

각종 인센티브로 다주택자의 자발적 임대등록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의 방향성 자체는 옳다. 다주택자를 임대사업의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고 무주택 세입자에게는 급격한 임대료 인상 부담 없이 8년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도 나무랄 게 없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싫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게 되는 효과도 생긴다. 일석 3조, 4조의 효율 높은 정책인 셈이다.

하지만 “규제가 강할수록 나중에 집값은 오르더라”는 ‘학습효과’를 이미 여러차례 경험한 다주택자들의 속성을 간과했다.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의 정보를 한데 묶은 ‘주택임대차 정보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이달부터는 가동에 들어간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나 임대 현황을 실시간대로 손바닥 보듯이 알 수 있다. 어차피 다주택자는 집을 팔거나 아니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제도권 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미등록 다주택자는 무거운 세금을 물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만둬도 임대사업자 아니면 답이 없는 다주택자들에게 종부세 합산배제ㆍ양도세 중과 배제와 함께 취득세와 재산세, 건강보험료까지 면제하거나 감면 등 과도한 혜택을 주니 오히려 재테크 수단으로 둔갑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은행권의 임대사업자 대출은 고가주택의 임대사업 등록에 날개까지 달아줬다. 이는 올들어 7월까지 신규 등록된 임대주택 사업자가 8만539명으로 이미 작년 한 해 실적(5만7993명)을 넘어선 결과로 나타났다.

불과 반년 후의 시장변화도 예측하지 못하는 정책 시뮬레이션 능력은 비난받아 마땅하나 잘못된 정책의 ‘외골수 추진’보다 수정을 택한 국토부의 자세는 바람직하다. 다만 부동산 정책의 수정에는 그처럼 전향적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선 왜 그렇게 확고부동하게 교조적인 자세를 견지하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기는 커녕 일자리가 줄어들고 영세자영업자들이 못살겠다고 거리시위에 나서 삭발을 하는 최저임금 과속인상의 부작용이 이처럼 심각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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