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림픽 선발에 ‘유전자 분석’ 활용한다”

-SCMP “2022년까지 ‘유전자 표지’ 반영 선발기준 수립 계획”

-우생학 논란 우려 지적도…“스포츠 정신과 배치돼”

[헤럴드경제] 중국정부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에서 경기 성적 외에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와 2022년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은 ‘유전자 표지’(유전적 해석에 지표가 되는 특정 DNA 영역)를 반영한 국가대표 선수 선발 실험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관련 문건에 “속도, 지구력, 순발력 등의 영역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에게 전면적인 유전체 배열 분석(게놈 시퀀싱)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세계적으로 유전자 분석을 국가대표선수 선발 기준으로 활용한 사례는 없다. 다만 미국과 호주, 유럽 등에서 뛰어난 운동선수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연구 등이 이뤄진 적은 있다. 

<사진>26일(현지시간) 카누용선 500미터 여자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중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기관 연구원은 “현재 선수 선발은 감독의 경험과 경기 성적 등에 의존하고 있지만 최고의 감독도 실수할 수 있다”고 이같은 실험기준 수립 이유를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어떤 선수들은 신체검사 기록 상으론 완벽하지만 유전자에 ‘시한폭탄’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며 “그 폭탄이 터지면 수년 간 노력과 돈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중국 체육계는 유전자 분석 기술을 선수 선발 자료로 활용해왔다고 SCMP는 지적했다. 민간기업인 ‘자쉐 유전자’는 홈페이지에서 “국가대표팀과 감독들이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을 선별하기 위해 우리와 접촉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기업은 스포츠 분야에 유전자 분석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베이징 시의 공식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선수 선발 시스템이 우생학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왕환 중국 체육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모든 인간은 스포츠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며 “저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지만, 스포츠 정신은 약점을 극복해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는지가 아니라, 노력해서 무엇을 성취하느냐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분석과 관련해 공식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SCMP는 “인간의 체육 활동에 관련된 유전자 변수는 150가지가 넘으며, 각 변수가 어떤 중요성을 지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며 선수 선발에 유전자 분석을 활용하는 데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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