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차 대북특사단’의 3대 과제

[사진=헤럴드경제DB]

-한반도정세 교착 타개할 ‘묘수’될까, 판 어지럽힐 ‘악수’될까?
-특사단, 김정은 면담 여부 초미의 관심

[헤럴드경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필두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2차 대북 특별사절단의 어깨가 무겁다.

북미 간 협상 교착상태가 장기화로 접어든 상황에서 대북특사단의 오는 5일 당일치기 방북 결과에 따라 남북정상회담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인 9ㆍ9절, 유엔총회 등이 몰린 9월 한반도정세의 방향타가 설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북특사단이 현 상황 타개의 실마리를 마련한다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다시 힘을 받겠지만, ‘빈손 방북’에 그친다면 오히려 국내적으로 ‘9ㆍ9절 축하사절’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2차 대북특사단이 꽉 막힌 판을 흔들 ‘묘수’가 될지, 오히려 판을 복잡하게 만드는 ‘악수’가 될지 미지수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2차 대북특사단의 과제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의지 확인 ▷종전선언 및 체제보장 방안 구체화 ▷남북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 확정 등을 꼽았다.

특히 한반도문제에 있어서 알파이자 오메가라 할 수 있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미간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일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확정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 또는 비핵화와 연동돼 있기 때문에 결국 비핵화와 체제보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9월 유엔총회 계기 비핵화 신고 및 종전선언에 대한 성과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북미 간 대화를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상호 신뢰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남북정상회담 일정 및 조율을 목적으로 한다면 굳이 특사단이 갈 필요는 없다”며 “결국 비핵화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종전선언의 형태, 그리고 4ㆍ27 판문점선언 이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과제”라고 말했다.

최 부원장은 이어 “구조상 비핵화문제가 풀려야 남북관계도 진전될 수 있기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협의와 함께 판문점선언 이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북미 양측으로부터 핵ㆍ미사일을 신고하고 종전선언을 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북미대화 동력을 살리고, 남북관계도 진전을 도모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에 상응한 체제보장에 대한 특사단의 약속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지도 주목된다.

최 부원장은 “대북특사단 방북 전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조치에 대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합의가 이뤄지면 그에 맞는 종전선언 형태나 체제보장에 대해 협의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북미 교착국면에서도 남북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장치를 정상차원에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차원에서는 자체적인 군사완화 조치 등을 통해 신뢰를 다지고, 정상회담 의제로서 남북기본협정 등 남북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법적장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판문점선언 이행과 관련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시점과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마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철도ㆍ도로ㆍ산림협력 등 교류협력 확대와 관련해 보다 진전된 결론을 도출할 지도 주목된다.

대북특사단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1차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했던 대북특사단이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만날지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에는 정 실장과 서 원장 등 대북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한 지 3시간만에 만나 만찬까지 함께 하며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대북특사단이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만날지는 현재까지는 미지수다.

한편 일각에선 2차 대북특사단은 북미 간 비핵화와 체제보장 사이의 ‘디테일의 악마’라는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만큼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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