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절 준비 숨고르는 北…추가 압박 예열하는 美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 모습. [노동신문 홈페이지]

北, 내부결속 통해 전열 가다듬기
美의회, 중간선거 전후 ‘제재카드’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양국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일단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정권수립일인인 9ㆍ9절 준비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자주로 승리 떨치는 주체의 사회주의’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사회주의국가들의 붕괴와 관련, “정치에서 자주성을 견지하지 못한 것으로 하여 초래되는 후과는 참으로 엄중하다”면서 “모든 나라와 민족에게 다 적용될 수 있는 만능처방이란 있을 수 없다”며 정치적 자주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종전선언을 비롯한 체제안전보장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대외적 자주성을 강조함으로써 내부결속을 다지고 전열을 가다듬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전날에는 ‘위대한 영도자를 높이 모시어 강위력한 인민의 정권’이란 제목의 논설을 통해 “강도적인 제재 봉쇄로 우리를 질식시켜보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자력갱생, 자력자강의 힘으로 전진ㆍ비약하는 주체조선의 저력, 막강한 경제적 잠재력을 과시하는 자랑찬 성과들이 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이룩되고 있는 것은 우리 당의 영도의 현명성에 대한 뚜렷한 과시”라며 9ㆍ9절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당의 영도에 따른 경제적 성과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북한은 9ㆍ9절 당일에 맞춰 지난 2월 건군절 때와 비슷한 규모의 열병식도 준비중이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 Inc)의 지난달 22일 촬영사진을 토대로 “평양 미림 비행장 일대에 탱크, 자주포, 트럭, 대공 미사일, 로켓 발사대 등 99개 장비가 배치됐다”면서 “9·9절 열병식은 건군절 열병식보다 작지않다면, 비슷한 규모일 것”이라며 예상했다.

무엇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현재까지 준비하는 징후가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루이스 소장은 “무기를 숨겨놨다가 열병식 당일 공개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단지 추측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미국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무산 이후 다시 대북제재 압박 강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비핵화협상을 지켜본 뒤 의회에 계류중인 ‘브링크 액트(BRINK Act)’로 불리는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제한법’의 본회의 처리를 시사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중소형 지방은행에 국한됐던 제3국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이 대형은행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역시 상원에 계류중인 ‘리드액트(LEED Act)’로 불리는 ‘효과적인 외교 촉진을 위한 영향력 법안’ 통과 가능성을 내비쳤다.

해당 법안은 북한으로 유입되는 유류 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미국이 기존의 대북제재에 더해 금융과 원유 분야에 있어서 더욱 강력한 추가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미국의 추가대북제재 여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과 북한의 9ㆍ9절 메시지, 그리고 이를 전후한 북미간 물밑 조율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