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달러ㆍ고금리로 신흥국 빚부담 ‘눈덩이’…터키가 ‘뇌관’

[사진=AP연합뉴스]

글로벌 부채 169조달러…금융위기 직전 2배
10년전엔 美가계빚…지금은 신흥국 기업부채가 ‘폭탄’
리라화 등 폭락으로 부채 상환 부담 급증
브라질, 남아공,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도 ‘위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달러 부채 상환 부담으로 신흥국발(發) 금융위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리라화 폭락을 겪고 있는 터키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가 올들어서만 달러 대비 40% 추락한 가운데 달러 부채 만기가 도래하며 상환 불능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브라질, 남아공,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들의 부채 상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WP의 경고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폭 늘어난 부채가 원인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부채는 169조달러로 금융위기 전의 97조달러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10년전엔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미국 가계빚이 위기의 발단이었지만 이번에는 신흥국의 기업부채가 문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터키의 외채 가운데 기업부채가 70%이다. 금융위기 후 은행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다. 터키 정부와 기업은 이달 70억달러, 내달 100억달러 이상을갚아야 한다. 올 연말 상환해야 될 외채는 총 300억달러다. 이 가운데 80%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부채다.

리라화 폭락과 미국 금리인상에 미국의 제재로 인한 수출 타격이 겹치면서 터키 기업들은 부채 상환 비용은 급증했다. 올초 10만달러를 상환하는데 37만9000리라가 들었다면 이제는 66만리라를 갚아야 한다.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으로 터키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리스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커졌다.

2008년 이후 미국과 유럽 은행은 지준율 인상 등 금융위기 재연 방지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부채는 배로 증가했다. 터키를 비롯한 신흥국 기업들이 달러와 유로를 대규모 차입하면서다. 터키의 경우 이를 통해 교량, 병원 발전소, 항구 개발에 자금을 투입했다.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도 수익률을 노리고 신흥국 회사채에 투자했다. 이로 인해 신흥국 기업들의 상환 불능은 미국과 유럽을 타격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터키 회사채를 많이 사들인 곳은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시중은행들이다. 그 중에서도 820억달러를 빌려준 스페인에 충격이 클 수 있다.

터키의 인플레이션도 위험하다. 리라화 폭락 여파로 터키 소비자물가가 8월 1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터키 중앙은행은 다음 주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을 심각한 위험으로 규정하고 내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통화 정책이 수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3일 중앙은행의 발언을 강조하면서 터키가 “인플레이션과의 전면전을 치를 때가 왔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다음 주 회의에서 과감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시장의 신뢰가 더 훼손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현재 17.75%인 기준금리를 7~10%p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2%p 인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hanira@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