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경총에 대대적 감독 착수…정부정책 반기에 ‘보복감사’ 의혹

고용노동부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대한 대대적인 지도감독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송영중 전 경총 부회장을 3개월 만에 경질하고, 정부의 정책에 잇따라 반기를 든 데 대한 ‘보복감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조사의 규모와 방식이 이례적이다. 조사인력이 유례없이 대규모인데다, 아예 상주까지 한 상태이다.

이에 오랜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적폐 청산’을 넘어 ‘보복 감독’ 혹은 ‘경제단체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를 대표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문재인 정부들어 와해된 상태에서 사용자 집단을 대변하는 경총 마저 감독의 칼날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4일 경총에 따르면 전날인 3일 고용부는 노동정책실 직원 10여명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 사무실에 보내 지도감독에 착수했다.

고용부 직원들은 오는 7일까지 경총이 내어준 회의실에 상주하며 전반적인 법인 사무는 물론 재산변동과 같은 회계 검사 등을 지도감독할 계획이다. 사실상 경총의 모든 업무에 대해 샅샅이 조사하겠다는 의지다.

고용부의 이번 조사는 표면적으로는 송영중 전 경총 부회장 해임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6~7월 제기된 경총의 세금포탈과 회계부정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제단체 등 재계의 시각은 다르다. ‘길들이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경총이 현 정부 들어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쓴소리를 해온 거의 유일한 경제단체였다.

주요 회원사들의 이탈로 그 규모와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전경련은 현 정부에서 철저히 ‘패싱’ 당하고 있고, 새로운 ‘재계 파트너’로 떠오른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교감과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반해 경총은 정부와 지속적으로 각을 세워왔다.

김영배 전 부회장이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하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경고를 받기도 했고, 최근에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경총이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맞던 친노동 성향의 송영중 전 부회장을 3개월 만에 경질하고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기를 들어온 상황을 감안하면 고용부의 이번 대규모 조사는 ‘길들이기’나 ‘보복’으로 생각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이번 고용부의 감독 착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사 결과,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적게는 시정조치나 과태료 부과로 끝나지만 사안에 따라 경총에 대한 허가취소 처분까지도 가능하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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