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친서 들고…특사단 김정은 만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기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오른쪽)의 왼손에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들려 있다. 오른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오른쪽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故주규창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고개 숙여 애도하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연합뉴스]

평양 도착…10시부터 회담 시작
남북정상회담 일정등 조율 기대

정의용 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 특별사절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다. 특사단 방북 하루 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여분간 통화했고, 김 위원장은 2주 만에 대외활동에 나섰다. 문 정부 출범 이후 두번째 평양행 비행기에 오른 대북 특사단이 지난 3월 가져온 ‘남북정상회담 합의·북미대화 중재’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물을 갖고 돌아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이 5일 평양에 도착해 방북 일정에 돌입했다. ▶관련기사 4면

정 실장 등 특사단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취재진에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며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오른손에는 갈색 가죽가방이 들려있었는데, 가방 안에는 문 대통령의 친서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외교가에선 이번 특사단의 방북이 지난 3월 1차 방북 때보다 더 어려운 과제를 안고 가는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 사이 ‘첫 만남’ 성사가 1차 특사단 방북의 목적이었다면, 이번 방북은 이미 틀어진 북미 관계 회복이 핵심 의제이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남북 교류 관련 의제만 특사단이 합의할 경우 대북 관계 속도 차로 미묘해진 한미관계가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사단이 가져올 결과물은 크게 세가지로 남북정상회담 날짜 확정, 북한의 비핵화 추가조치, 2차 북미회담 날짜 등으로 분석된다. 우선 9월 중순으로 잠정 예정돼 있는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은 9월 셋째주가 유력한 가운데 북한 사정에 따라 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 장소가 평양이란 점에서 북측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이 취할 비핵화 추가조치는 ‘핵시설 리스트’ 제출 등 미국과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다.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폼페이오 4차 방북 취소’ 사실을 알리면서 “김정은, 곧 만나길 기대한다”고 남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4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앞장서서 남북 정상 간 신뢰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를 동력으로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정 실장은 이날 귀환 직후 미국으로 가서 방북 결과를 미국 측에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대외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현 군수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대외 활동이 보도된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16일 만이다. 김 위원장의 대외 활동이 주목받는 것은 특사단의 방북 일정과 관련이 깊다. 이는 특사단이 가져갈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이 직접 받느냐와도 연계돼 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북한에 방탄 벤츠 리무진 차량을 수출한 혐의로 중국과 홍콩 기업을 수출입 금지 명단에 추가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4일(현지시간) 북한과 이중 용도 품목을 거래한 혐의로 중국과 홍콩에 본부를 둔 무역업체들을 수출입 금지 명단에 포함한다는 내용의 관보를 게재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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