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항소심, 피해자 진술 신빙성 쟁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연합뉴스]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부 배당
‘위력행사’ 정황 인정여부 주목
이르면 연내 선고 가능성도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의 항소심 사건을 맡을 재판부가 정해졌다.

서울고법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사건을 성폭력 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8부(부장 강승준)에 배당했다고 5일 밝혔다. 첫 공판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심 재판은 지난 4월 공소가 제기된 이후 4개월 만에 끝났다. 2차례 준비기일과 8차례 공판이 열렸다. 통상 항소심 재판이 1심 재판보다 단기간에 결론이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연내 선고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재판부는 지난해 의붓손녀를 성폭행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고, 산행길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살인을 저지른 ‘사패산 사건’ 피고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징역 25년형에 처했다. 재판장인 강 부장판사는 의붓손녀 성폭행범 선고공판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은 피해자에게 어떤 말과 위로로도 피해 회복이 안 될 것 같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경영비리와 국정농단 사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건도 맡았다.

항소심에서도 피해자 김지은(33) 씨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명되고 있는 지위 및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의 임면 등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며 안 전 지사의 위력 행사가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위력의 존재감 자체로 김 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해왔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씨가 안 전 지사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삭제해 주요 증거가 되는 정황의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 점, 객실을 바꿔가면서 안 전 지사가 머무는 호텔로 숙소를 잡은 점 등을 고려해 성관계가 강제적이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검찰은 “김 씨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안 전 지사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표시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호소했다”며 “여러 증거에 의해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항소했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 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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