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화해치유재단 처리에 고민…피해자 중심 재단 재구성 제안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치된 화해ㆍ치유재단의 해산여부를 두고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 엔(약 100억 원)을 전액 충당하기 위한 예비비 지출안이 지난 7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가 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하면서 존치와 해산을 두고 정부는 해결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4일 “아직 재단에 대한 방침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재단의 운영과 관련하여, 여가부를 중심으로 피해자, 관련 단체, 국민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처리 방안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9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혔듯이 피해자 분들의 명예, 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2) 할머니는 전날 오전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1인 피켓 시위를 했다.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 정부가 2016년 7월 일본이 출연한 10 억엔으로 출범해 피해자와 그 유족에 대한 치유금 지금 사업을 진행했다. 생존 피해자 34명(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시점 기준), 사망자 58명에게 치유금으로 총 44억원이 지급됐지만,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면서 출연금을 전액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후 재단 이사진 중 민간인들이 작년 말까지 전원 사퇴하면서 재단은 사실상 기능이 중단됐다.

정부가 쉽게 재단 해산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거나 ‘무효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가간 합의 파기에 대한 부담과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일본 정부의 출연금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는 한편, 일본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ㆍ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진실성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단해산은 위안부 합의가 파기수순에 들어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정부로서 부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실태 연구 관계자는 “전면적 해산이 어렵다면 재단의 주요 목적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치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직개편 및 재구성 등의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munja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