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판다, 팔기 위해 모두 바꾼다’…아마존도 ‘1조클럽’

4일 아마존 주가 상승률이 기록되고 있는 뉴욕증시 나스닥의 전광판. [EPA 연합뉴스]

 

4일 장중 시총 기록…애플에 이어 2번째 차고에서 창업…온라인서점으로 출발 비디오, 식품, 의약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 클라우드서비스는 ‘크라운 주얼’ “2조달러는 애플보다 먼저” 전망 우세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세계 최대 인터넷상거래업체 아마존이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중 ‘꿈의 시총’으로 불리는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17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약 9950억 달러로 장중 최고치에 못 미쳤지만, 종가로도 ‘1조클럽’ 달성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마존이 종가 기준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하면 미 상장기업 기준으로 애플에 이은 두 번째가 된다.아마존의 시총 1조달러 돌파는 지난해 7월 시총 5000억달러선을 넘은 지 13개월여만이다. 이 속도로 간다면 아마존이 애플을 뛰어 넘어 시총 2조달러 고지에 먼저 도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아마존의 성장 원동력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꼽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1994년 차고에서 창업해 온라인 서점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1997년 기업공개 당시 아마존의 가치는 5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AP연합뉴스]

하지만 아마존은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 팔기 위해 모든 것을 바꾼다’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사업을확장했다.

전자책 사업,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 등에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를 인수해 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약국 필팩을 사들여 의약품 유통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 됐다. 지난 2분기 클라우드 사업은 아마존 영업이익의 55%,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미국 내 50여 개 극장과 260여 개 스크린을 보유한 극장 체인 ‘랜드마크 시어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같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때문에 아마존이 뛰어드는 사업의 지형이 바뀌는 ‘아마존 현상’도 생겨났다.

심지어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되는 미국 달러화의 절반을 아마존이 움직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루프 벤처스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미 경제방송 CNBC에서 “투자자들에게 과거 온라인 소매에서 해왔던 방식이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적용된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마크 머헤이니는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에서 잘해왔다. 시장은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그들이 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강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곧 애플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아마존의 주식은 올들어 70% 이상 치솟았다. 이는 이전 12개월간 상승분의 거의 2배에 육박한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이 38년 만에 달성한 1조달러 돌파를 아마존은 21년 만에 이루었다면서 비록 아이폰 등이 여전히 애플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아마존의 매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대니얼 모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마존이 애플보다 더 역동적이다. 아이폰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애플에게 없는 여분의 성장 동력이다. 클라우드는 ‘크라운주얼(가장 가치있는 자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마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체국의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공짜로 이용하면서 세금도 잘 내지 않는다”며 아마존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제프 베이조스 CEO의 세계 최고 부호 자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월 기준 베이조스의 보유 자산 가치는 1660억달러(약 185조 5000억원)에 달한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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