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AI스피커, 국내시장 ‘정조준’

구글홈, 11일 국내 공개
아마존 ‘에코’도 진출 타진
하반기 삼성 ‘갤럭시홈’ 출시
국산 vs 외산 본격경쟁 예고

외산 인공지능(AI) 스피커의 한국 상륙이 시작된다. 구글이 AI 스피커 ‘구글홈’을 국내에 선보이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아마존의 AI스피커 ‘에코’ 역시 국내시장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 인터넷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AI스피커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삼성전자가 AI 스피커 ‘갤럭시홈’ 출시를 예고한 만큼, 본격적인 외산 대 국산 AI 스피커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도 ‘구글홈’의 파급력을 점쳐보며 촉각을 잔뜩 곤두세운 상태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오는 11일 미디어 대상 하드웨어 제품 공개 행사에서 AI 스피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유 구글 아태지역 하드웨어 사업 총괄 전무가 제품을 소개, 시연한다. ‘구글홈’의 정식판매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홈’은 지난 2016년 첫 선을 보였으나, 한국어 미지원으로 국내 출시는 미뤄져왔다. 그러다 작년 9월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한국어 지원을 시작하면서 국내 출시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 4월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한국어 기반 IoT 서비스도 시작한 상태다.

아마존 ‘에코’의 경우 아직까지 AI 비서 ‘알렉사’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지만, 한국어 뉴스 브리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코오롱글로벌과 ‘알렉사’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미국 AI 스피커 시장에서 ‘구글홈’과 ‘에코’의 합산 점유율은 90%를 넘어서는 등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 모두 최근 한국 시장 접점을 넓히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선 상태다. 구글의 경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안드로이드 오토’를 내놨으며, 아마존은 LG유플러스 가입자의 LG전자 스마트폰에 ‘아마존 쇼핑’을 선탑재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구글홈’의 한국 출시에 잔뜩 긴장을 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을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과 국내 시장의 AI스피커 시장과 스마트홈 환경이 다른 만큼, 초기 안착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서는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를 비롯해 네이버의 ‘웨이브’ 및 ‘프렌즈’, 카카오의 ‘카카오미니’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손잡고 ‘U 우리집AI’를 내놨고,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갤럭시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의 플랫폼 파워가 강력한 만큼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AI스피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스마트폰, 스마트홈 등으로 이어지는 ‘끊김없는 서비스’인데 국내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적고, 미국과 달리 국내 IoT 기업들은 기존 통신사들이 확보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와 협력하거나 중소형 스마트홈 기업들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윤희 기자/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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