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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특수의상제작자 (Fabricator)로 활동중인 한인 바네사 리(49. 한국명 이미경)가 최근 자신의 책 ‘바늘 하나로 할리우드를 접수하다’ (여백 펴냄)를 출간했다. 1969년 서울에서 출생한 바네사 리는 1996년 도미, LA 다운타운 자바에서 7년 간 패턴메이커로 일하다가 2004년 서른 넷의 나이에 돌연 할리우드 영화판으로 뛰어 들었다. 고연봉의 잘나가던 패턴사에서 하루 아침에 시급 12달러의 인턴 생활을 자처한 이유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자는 생각에서였다.
맨 바닥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패브리케이터’로 일한 지 올해로 15년. 그녀는 명실상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수석 패브리케이터로 메이저 제작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100여편이 넘는 필모그래피 안에는 <엑스맨> <아이언맨> <토르> <트랜스포머> <헝거 게임> 등 블록버스터 명작들이 가득하다. 올해 게리 올드만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다키스트 아워>, 특수 강화복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국영화 <인랑>도 그녀의 작품이다.
두 살 무렵 소아마비를 앓았던 그녀는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 나와서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혹독한 차별을 받았고 그것을 피해 온 미국에서는 영어를 못하는 동양인이라는 또 다른 핸디캡을 얻었다.
‘바늘 하나로 할리우드를 접수하다’는 텃새 심하기로 유명한 할리우드에서 여자, 아줌마, 동양인,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을 모조리 깨부수고 할리우드 최고 몸값의 패브리케이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때로는 두 손 가득 의상과 연장을 들고 촬영장을 뛰어다녀야 하는 직업이지만 단 한번도 자신의 장애가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바네사 리. 이 책은 그녀의 삶에 대한 열정과 당당함, 유머로 반짝반짝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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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과연 책을 쓸만한 인물인가 많이 고민했다. 예전의 나처럼 맨땅에 헤딩하고 있는 분들에게 힘내시라 하고 싶었고(웃음), 15년 동안 할리우드 제작 현장에서 몸을 부딪히며 익힌 노하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할리우드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스타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게리 올드만으로부터 크리스찬 베일로 이어진 흐뭇한 인연과 천둥의 신 토르의 팔에 매달리고 브래트 피트의 허벅지 때문에 애 먹은 사연 등은 어떤 연예지에서도 볼수 없었던 따끈따끈한 ‘리얼 스토리’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할리우드 영화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할리우드 FX(특수효과) 이야기, 특수분장계의 인물열전은 일반 독자에게는 흥미로울 뿐 아니라 관련 업계 종사자나 영화학도들에게는 필독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바네사 리의 할리우드 정복기 ‘바늘 하나로 할리우드를 접수하다’를 미국에서 구입하고 싶다면 올림픽 한남체인 건너편에 위치한 알라딘US 서점과 인터넷 오더는 www.bandibookus.co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문의 (213)739-8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