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가운 여야대표 정례모임, 협치의 모범사례 남겨라

여야 5당 대표가 매달 한 차례씩 회동을 정례화해 당면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5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점심을 함께 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정파적 이해와 당리당략을 초월해 서로 협력하자는 뜻에서 모임의 이름도 ‘초월회’로 아예 정했다. 참석자 모두 기꺼이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정쟁이 난무하는 국회에서 모처럼 들리는 반가운 소식이다. 취지대로 모임을 잘 꾸려나가 협치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실제 정례 회동을 갖게 되는 각 당 대표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질만 하다. 우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은 한 때 한 배를 탔던 동지적 관계였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이들은 여당인 민주당과 청와대, 정부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국정 운영의 핵심이었으니 대화도 잘 통할 것이다. 이들이 최근 각당 지도체제 정비과정에서 대표로 선출되자 ‘올드보이의 귀환’이란 논란과 냉소적 반응이 일기도 했던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이들에게는 그만큼 풍부한 집권 경험과 경륜, 지혜가 있다는 의미다. 이를 현실 정치에 잘 녹여내고 협력체제를 만들어 간다면 얼마든지 생산적인 국회를 끌어갈 수 있다.

마침 정기국회가 막 시작됐다.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 안팎의 상황이 좋지 않다. 그야말로 초당적 협력을 통해 국정의 동력을 키워가야 할 시기다. 5당 대표가 당리당략을 떠나 협치하기로 했다면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차례다. 올드보이가 아니라 골드보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사안이 산더미다. 특히 경제관련 법안은 한시가 급하다. 초월회 회동에서 풀어야 할 첫 과제다. 엊그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 회장이 국회를 또 방문했다. 박 회장의 국회 방문은 이번이 몇 번째인지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잦다. 그가 문 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하는 입이 닳도록 호소하는 건 단 하나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규제개혁 입법을 속히 처리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늘 쇠 귀에 경읽기였다. 지난달 정기국회에서도 은산분리 규제완화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의 처리가 결국 불발됐다.

무엇보다 초월회의 사실상 제안자인 이해찬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대표의 취임 일성 역시 ‘협치’가 아니었던가. 협치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이 대표가 제시한 20년 집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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