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항소심도 징역 3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 1500억원 세금 포탈ㆍ690억원 횡령 등 혐의
- 장남 조현준 회장은 집행유예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분식회계를 통해 10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석래(83)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명예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1352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50) 회장은 1심과 같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2007년 위법배당 관련 상법 위반 혐의를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는 대부분 1심과 동일하게 판결했다.

재판부는 “회계분식을 통한 법인세 포탈은 다수의 임직원들이 동원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포탈 액수와 범행의 엄중을 살펴보면 1심과 같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처음부터 탈세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고, 기업 생존을 위해 부실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법인세 포탈로 인한 이익이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실형이 선고된 조 명예회장에 대해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의 경영비리를 도운 효성그룹 임직원들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노재봉 부사장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김동곤 전 전무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판결에 대해 효성 측은 즉각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IMF 사태 당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를 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사안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실형이 선고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상고하여 적극적으로 다투겠다.”고 전했다.

조 명예회장은 2003년~2012년 실제로는 없는 장비를 감가상각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대 분식회계를 해 법인세 1237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회계를 조작해 회사에 이익이 난 것처럼 꾸민 조 명예회장은 500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또 그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 137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효성의 해외법인 자금 690억원을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리고, 싱가포르 법인에게 233억원의 채권을 포기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자신의 카드값 16억원을 회삿돈으로 내고, 조 명예회장의 해외 비자금 157억원을 받아 증여세 70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조세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 납세의식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조 명예회장의 탈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배임과 횡령 혐의는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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