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주면 명퇴 시켜줄게”…명퇴자 울린 공공기관 간부 ‘갑질 의혹’

명예퇴직을 요구한 부하 직원에게 대가성 금품을 요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산하 공공기관 간부.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정부 산하 공공기관 간부가 부하 직원이 명예퇴직을 요청하자 직위를 이용해 대가성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간부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서 퇴직한 A 씨 등에 따르면 영등위에서 27년을 근무한 A 씨는 후배들의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6년 명예퇴직을 결심했다. 그의 명예퇴직 결심에는 2년 후배이자 자신보다 상급자인 B 씨의 폭언과 부당한 대우도 작용했다.

영등위 인사 규정상 20년 이상 근무를 한 직원은 명예퇴직 신청을 하면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후 명예퇴직금을 받고 퇴직할 수 있다.

A씨는 오랜 고민 끝에 2016년 12월 직속상관이던 B씨에게 명예 퇴직의사를 밝혔지만 만류로 고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가 다시 명퇴 의사를 밝히자 B 씨는 2017년 1월 5일 “명퇴를 누가 시켜준다고 합니까? 그냥 (일반) 퇴직금만 받으면 깔끔하다”고 말했다.

며칠 뒤 A 씨에게 다시 명퇴 의사를 물어본 B 씨는 “명퇴금 받으면 2000만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A 씨가 재차 명예퇴직에 대해 문의하자 B 씨는 “명퇴가 되고 안 되고는 장담 못 한다”며 “흥정을 잘해 나랑 그러면 내가 좀 생각을 해본다”는 발언을 했다.

당시 B 씨는 직원들의 승진, 퇴직 등에 영향을 미치는 인사위원 중 한 명이었다.

다음날 A 씨는 2000만원을 건네지 않고 명예퇴직 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상급자였던 B 씨는 신청서를 반려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B 씨는 돌연 명예퇴직을 받아들였고 A 씨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12월에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

이후 A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녹취된 대화 내용을 근거로 B 씨의 금품수수 시도 의혹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 부패심사과는 조사를 거쳐 경찰에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을 배정받은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현재 내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수사로 전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2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영등위가 노조 지회장 등 노조 간부들에게 최하위 수준의 평정을 부여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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