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트럼프 메시지…북미협상 타개 ‘비밀병기’?

정의용 통해 트럼프에 보낸 ‘비밀 메시지’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비밀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 국면을 타개할 ‘비밀 병기’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공개된 것으로는 ‘비핵화 시간표’가 있지만, 비공개된 메시지에는 그 ‘이상’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7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특사단 단장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온 정 실장은 ‘북한의 선제 조치에 대한 국제 사회의 평가가 인색하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옮기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에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고 싶은 ‘비밀 메시지’의 존재를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비밀 메시지’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공개된 메시지 분석을 통해 비공개 메시지에 담겼을 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관측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높고, 미군 유해송환 등 이미 실시한 북한의 ‘선의 조치’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다음 미국 대선에 북한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밝힌 ‘가장 큰 메시지’는 역시 비핵화 시간표에 대한 첫 언급이었다. 청와대도 이 부분에 힘을 줘 강조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의 말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부분이 제일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내 비핵화란 말은 미국 대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고, 앞으로 2년 내에 (비핵화를) 끝내 주겠다는 의미”라면서 “미국 대선 선거운동 기간을 고려하면 2020년 가을까지는 (비핵화를) 끝내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선거가 끝나면 의미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분석했다.

특사단을 통해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미국측에 전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말 1차 특사단의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 ‘북미정상회담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특사단에 요청했고, 이는 결국 6월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시된 김 위원장의 ‘호의’는 미사일 도발 중단과 핵실험 중단, 유해송환 등이었다.

걸림돌도 있다. 1차 특사단의 방북 결과 보고는 정 실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이뤄졌지만, 이번 특사단의 방북 결과 보고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서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 정 실장은 볼턴 보좌관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고 했던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제는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 내에서도 대북 압박 메시지만을 강조하던 ‘초강경 매파’라는 점이다. 볼턴 보좌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경우 ‘메시지 왜곡’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장관은 “볼턴의 여과장치를 통과하면 얘기가 꼬일 가능성이 있다. 물건은 제대로 보냈는데 택배기사가 물건을 망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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