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손흥민의 원팀·문재인의 경제팀

아시안게임 축구를 이번처럼 몰입해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인맥발탁’ 논란을 잠재운 황의조의 재발견, 주연 자리를 내려놓고 조연 역할에 충실한 손흥민의 헌신, 골 에어리어 부근서 번개처럼 나타나 벼락 슛을 날리는 ‘한국축구의 신인류’ 이승우, ‘컴퓨터 링커’ 조광래의 계보를 이을 황인범, 그리고 ‘두 개의 심장’ 박지성을 연상케 하는 강철 체력 김진야의 활약을 보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특히 26살 동갑내기 황의조와 손흥민이 연출한 브로맨스는 절로 미소짓게 했다. 둘은 우리가 아는 예전의 그 선수가 아니었다. K리그 성남의 골잡이였던 황의조는 일본 J리그에서 환골탈태했다. 투박하고 저돌적인 한국형 골잡이가 섬세한 팀 플레이의 일본식 축구를 접목해 거듭났다.

황선홍의 활동폭과 위치 선정, 안정환의 부드러운 몸놀림과 볼터치를 합쳐놓은 스트라이커로 진화했다(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찬사 그대로다.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은 이번 대회 주장을 맡으면서 조력자를 자처했다. 황의조는 네임밸류가 월등한 손흥민이 자신을 내려놓고 어시스트에 열중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다. 손흥민도 패스하는 족족 골을 만들어주는 황의조에게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축구대표팀의 황의조ㆍ손흥민 콤비와 달리 문재인 경제팀의 투톱 장하성ㆍ김동연은 좀처럼 ‘골’(소득과 일자리)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노동계 및 시민단체에 신망이 두텁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이 강점이다. 김동연 부총리의 DNA에는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기획해 한강의 기적을 일군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장ㆍ김 투톱이 가동하면 사회적 양극화 해소와 성장동력 확보가 균형있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8월까지 경제성적표는 참담했다. 이대로 가면 그나마 낮춰잡은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2.9%) 달성도 회의적이다.

문재인 경제팀이 황ㆍ손 콤비처럼 골 결정력을 높이려면 전술 변화를 꾀해야 한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 자리에 있었던 장 실장이 손흥민 자리로 내려와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사실상 원톱이었던 장 실장은 최저임금 2년간 29% 인상, 근로시간 주 52시간 단축 등 우리의 자영업 생산성과 노동현장과 동떨어진 투박한 플레이로 득점기회를 날려버렸다.

40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고도 ‘좀 더 기다려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과속 스캔들’을 일으킨 책임을 지고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 노무현정부 때의 ‘솥단지 시위’가 광화문에서 재연된 걸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김 부총리가 최전방 자리로 올라가 과속 후유증을 치유하고 시장경제의 힘을 복원해야 한다. 친서민과 친기업이 함께가는 투트랙으로 소득과 일자리 창출구조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팀에는 손흥민팀이 보여준 ‘원팀 스피리트’가 미약한 것도 문제다. 문재인팀의 규제개혁 1호 격인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가 여당 내 강경파의 반대로 무산됐다.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갈 길이 급한데 자중지란이 벌어진 셈이다. 이래서는 J노믹스의 혁신성장 엔진이 꺼질 수 밖에 없다. J노믹스가 승리하려면 골키퍼 자리를 빼놓고 모든 궂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손흥민의 실사구시 정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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