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붕괴 위험]가산동 싱크홀 일주일 만에 또…“서울도 안전하지 않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유치원 사고 현장을 방문해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폭우에 공사현장 지반 침하…가산동 ‘싱크홀’과 판박이
-유치원 “공사 시작되며 균열 발생했지만 경고 무시당해”

[헤럴드경제=유오상ㆍ김유진 기자]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아파트 단지에서 6m 깊이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지반 침하로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폭우로 약해진 공사현장 인근 지반이 무너지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주변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1시22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유치원 건물이 인근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지며 10도가량 기울었다. 바로 옆 흙막이가 무너지며 유치원 건물을 지지하고 있던 지반이 무너져 내렸고, 동시에 건물 일부가 기울며 붕괴됐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두고 현장을 찾은 전문가들은 폭우로 약해진 지반을 지목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새벽 전문가들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최근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며 “그러나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두고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나왔다. 7일 오전 조희연 교육감의 주재로 진행된 현장 점검에서 상도유치원 관계자는 “지난달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공사현장에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지난달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며 유치원 건물에 30~40㎜ 크기의 균열이 발견됐다”며 “관련 내용을 공사현장에 얘기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6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던 공사현장은 최근 폭 50m, 높이 20m 크기의 흙막이 벽체 공사가 80%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구청 관계자는 “공사와 관련된 특별한 민원이 접수된 건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공사현장의 진동 탓에 불안함을 많이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고 양상은 지난달 3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일어났던 싱크홀 사고와 유사하다. 당시 사고도 인접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 탓에 주변 지반이 약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조사단은 “오피스텔 지하 터파기 공사를 위한 흙막이가 무너지며 주변 도로가 침하됐다”며 “폭우도 지반을 약화시켜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금천구청은 최근 안전 진단 끝에 건물에 이상이 없다며 대피했던 아파트 주민들에게 귀가를 통보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며 귀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산동 사고 일주일 만에 반복된 지반 침하 사고에 상도동 주민들은 불안함을 호소했다.

구청의 안내에 따라 인근 숙박시설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은 이날 날이 밝자 다시 사고 현장을 찾았다. 한 주민은 “노후화된 주택이 많아 추가 붕괴가 있을까 걱정”이라며 “비만 오면 땅이 꺼지니 불안해서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구청은 이날 전문가 5명을 불러 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정확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전에는 사고 현장인 서울 상도초등학교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이 참여한 대책회의도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추가 사고 위험성이 제기된 초등학교 운영 문제와 갈 곳을 잃은 유치원생들의 대책 문제가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관계자는 “교육청과 함께 안전 진단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뒤 구체적인 실행에 나설 예정”이라며 “유치원 건물은 전문가 진단 결과 철거가 불가피해 안전 진단 후 철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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