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붕괴 위험]“폭우 내리자 천둥소리 아찔”…주민들 ‘붕괴공포’에 집 밖서 밤새워

-인근 공사장 흙막이 붕괴…상도유치원 ‘기우뚱’
-한밤중 주민들 깜짝 놀라…“노후 주택가라 더 불안”
-당국은 오전부터 흙벽 쌓는 안전조치 예정

[헤럴드경제=유오상ㆍ김유진 기자] “밤부터 갑작스레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얼마 안 가 천둥소리가 났어요. 뒤이어 뭔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서 밖에 나가보니 이웃들이 ‘건물이 무너졌다’고 하더라고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공사장 흙막이 벽체가 무너지면서 바로 옆 상도초등학교 병설 상도유치원이 10도 가량 기울어지는 사고가 지난 6일 발생했다.

사고 지점 바로 옆 빌라에 거주하는 김현주(53ㆍ여) 씨는 당시 상황을 두고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크게 났다”고 표현했다. 김 씨는 “주민들이 사고 현장을 보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오전 12시께 스피커에서 재난방송이 나왔다”며 “오전 2시께 다시 방송이 나오자 뒤늦게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까지 거리로 나와 밤새 거리가 혼잡했다”고 전했다.

오후 11시22분께 6개동 규모의 공동주택 공사현장을 지지하던 흙막이 벽체가 갑작스레 무너졌고, 무너진 흙막이 사이로 지반이 함께 무너져 흙이 쏟아졌다. 당시 공사장은 폭 50m, 높이 20m 흙막이를 두는 공사가 80% 가량 진행중인 상태였다. 이중 40m에 달하는 흙막이가 모두 무너지며 바로 옆 상도유치원 건물이 지반과 함께 10도 가량 기울었다.

한밤중 일어난 사고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가 붕괴 위험 탓에 동작구청은 주변 25세대 54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무너진 지점을 중심으로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보이는 곳을 하나씩 찾아 (주민을)대피시켰다”고 설명했다.

추가 붕괴 위험은 낮다는 1차 결과가 나왔지만,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사고가 난 상도초등학교에 맞닿아있는 주택가는 대부분 노후화돼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최근 안전점검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주택이 상당수라 주민들은 더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바로 옆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정모(69) 씨는 “공사장 인근 주택들이 모두 노후화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사고 당시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아 집 안에 못 있고 밖에 나와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접한 주민들도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공사현장 인근에 사는 이현우(31) 씨는 “아침에 뒤늦게 사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출근해야 하는 상황인데 혹시나 추가 사고가 있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공사현장과 20m 떨어진 다세대주택에 사는 박모(63ㆍ여) 씨 역시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 재난방송과 경광등 불빛 탓에 다른 주민들도 다들 불안해했다”며 “밖에 나와 있는 구청 직원에게 원인을 물어봐도 모른다고만 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구청 측은 1차 조사에서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가 분석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라고 했다.

관계 당국은 오전부터 무너진 흙막이 벽체에 다시 흙을 쌓아 추가 침하를 막는 임시조치를 진행한다. 이날 오전 9시부터는 기초 토질 전문가 3명과 건축 전문가 2명을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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