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만든 ‘물길’ 상당수 제 기능 못한다”

서울硏 ‘물길 활성화 방안’ 제시
일부, 경관위주 설치…기능 한계
“조성·운영 지침, 명확히 세워야”

서울시가 기후 문제 개선을 목적으로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해 만든 ‘물길’ 대부분이 제기능을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조성ㆍ운영 지침부터 분명히 세워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7일 서울연구원이 펴낸 ‘서울시 물길 조성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성북구와 종로구, 성동구 등에 물길 9곳을 만들었다. 전체 길이는 6㎞로 분수 13곳, 연못 12곳, 폭포 1곳, 공연장 1곳도 함께 조성했다. 시는 열섬현상, 휴게공간 부족 등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길을 조성했다. 물길 9곳이 제공하는 수변공간 면적은 11.6㎢으로, 이는 서울 중심업무지구 면적(496.7㎢)의 약 2.3% 수준이다.

문제는 조성 당시 시민 수요,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일부 물길은 단순 경관위주로만 설치돼 기능 발휘가 제한적이다. 유출지하수 등 공급용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몇몇 물길은 버려지는 물이 아닌 수돗물을 공급하는 등 운영상 모순도 있다.

물길 중 44%는 주거ㆍ상업지역이 아닌 녹지지역에 있고 가까운 데 하천이 흘러 수변공간 서비스가 중복된다. 도로 끝 지점과 대형 간선도로변에 있어 접근이 어려운 물길도 3곳 중 1곳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라도 사업지역 선정, 조성ㆍ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둬야 실책 반복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서울연구원의 지적이다.

서울연구원은 물길 사업지역 선정 조건으로 ▷불투수율 80% 이상 ▷하루 평균 유동인구 500명 이상 ▷하루 평균 유출지하수 300㎥ 이상 ▷수변공간이 없는 지역 등을 제안했다.

해당 조건에 맞는 곳은 은평구 연신내ㆍ불광역 인근과 강동ㆍ천호역 인근 등 모두 13곳으로, 조성될시 약 15.2㎢에 해당하는 물길에서 30만여명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서울연구원은 내다봤다.

선정 이후 조성도 제대로 해야 한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편의성, 안전성, 경관성, 생태성, 운영지속성 등 5개 원칙을 확보하고 조성공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수변ㆍ수중 식생을 품는 등 도시경관을 자연에 가깝게 개선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김영란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과 함께 스위스, 스웨덴 등 해외 도시의 물길 대부분이 명확한 지침 아래 조성ㆍ운영되는 중”이라며 “필요시 (물길에 대한)일부 권한을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점도 공통점으로 이 또한 참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