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 열흘 앞으로] 공 넘겨받은 미국, 환영 속 신중모드

정의용·볼턴 통화…김정은 메시지 전달
美국무부 “비핵화 약속 지킬 것 확신”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신중모드를 유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특사단을 통해 비핵화의지를 확약하고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라는 비핵화 목표시점까지 제시했지만, 동시행동을 요구하면서 핵 리스트 신고를 비롯한 구체적 행동은 없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북한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상태에서 향후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전열 가다듬기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반응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 사이에서 온도차가 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한 데 대해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고 화답하면서 “우리는 함께 해낼 것이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북미 비핵화 협상을 끌어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할 일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며 말을 아꼈다.

국무부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이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약속이 이행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의 목표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동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남북이 오는 18~20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했다”면서도 “이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비핵화 진전과 엄격히 보조를 맞춰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회적으로 남북관계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또 스티브 비건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비건 특별대표와 역량이 뛰어난 많은 팀원들이 평화적 해결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최대 압박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대북압박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안보사령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같은 날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와 향후 공조방안을 논의했다.

볼턴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아침 한국의 카운터파트인 정 실장의 5일 평양 방문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을 전달받기 위해 통화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NSC 관계자는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문 대통령의 9월 하순 유엔총회 참석에 앞서 계속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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