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와이저 로켓-M&M’s 우주인이 온다

NASA ‘비용부담 해소’ 로켓·우주선 이름 판매
우주비행사, 상업광고 출연허용도 검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상업화 계획에 박차를 가하면서 ‘버드와이저 로켓’, ‘우주인의 엠엔엠즈’(M&M’s) 탄생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격적인 ‘우주 마케팅’ 시대의 개막이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된 조직의 이익 추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짐 브리덴스틴 나사 행정관은 브랜드 강화를 위해 로켓·우주선의 명명권을 판매하고 우주비행사가 상업광고에 출연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내부에 지시했다. 또 로켓 외관에 기업광고를 싣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도 꾸렸다.

브리덴스틴 행정관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지만, 이런 생각은 나사가 공익을 추구해야한다는 윤리 규정과 충돌하면서도 세금으로만 운영되던 기관의 ‘문화적 도약’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정부 기관인 나사는 그간 특정 제품·회사를 홍보하는 데 거리를 둬왔다. 우주비행사들이 즐겨 먹는 엠엔엔즈 초콜릿도 브랜드 노출을 피하고자 ‘초콜릿을 입힌 캔디’라고 표현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자체적인 우주 마케팅을 벌였다.

지난해 말 버드와이저가 ‘화성의 첫 번째 맥주’ 출시를 목표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보리 연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와 협력했다.

나사의 최근 움직임은 민간부문의 개입을 확대, 우주 연구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ISS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끝내고, 궤도 실험실 운영주체를 사기업으로 전환하길 원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과학·기술정책연구소(STEPI) 조사에 따르면 우주정거장 사유화를 통해 명명권 판매, 영화 촬영공간 및 연구·관광 장소 제공이 이뤄지면 연간 창출되는 수익은 4억5500만~12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정거장 일부를 임대하면 60일간 2500만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일반적인 기업의 마케팅 비용과 비교하면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 기업들은 골프대회를 후원하기 위해 800만~1300만달러를 쓴다. 일부 회사는 스포츠 경기장의 명명권을 따내기 위해 2000만달러를 지불한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상업화 전례도 있다. 피자헛은 지난 1999년 러시아 로켓 외관에 로고를 싣고자 돈을 들였다. 1990년대 중반 이스라엘 우유 회사는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상업광고를 찍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는 무중력환경에서도 쓸 수 있는 펜을 판매하기도 했다.

나사의 상업화 계획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 의회에서는 1000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우주정거장 등을 사기업에 양도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감시단체인 정부감시프로젝트의 스콧 에이미 총재는 “정부는 사적 이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