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기획자 강준 대표, “10개국 동시 오디션 ‘Z-POP 드림’..현지화로 글로벌 노크”

-각국서 한 명씩 뽑아 아이돌 데뷔..새로운 아시아 플랫폼 비지니스 시도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강준 제니스미디어콘텐츠 대표이사<사진>가 시도하는 새로운 K팝 플랫폼 비지니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사장은 미디어와 정보 트렌드가 바뀌면 플랫폼도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강 사장이 구축하고 있는 비지니스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Z-POP 드림 온라인 플랫폼’ 프로젝트다. 여기서 Z는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세대답게 신기술에 민감한 ‘Z세대’를 의미한다.

Z-POP 드림의 첫 수행 사업은 한국과 필리핀, 베트남, 타이,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대만 등 10개 국가에 Z-POP 드림 아카데미를 열어 Z-POP 드림 오디션을 동시 진행해 남녀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 한국에서 트레이닝시킨 후 데뷔시키는 프로젝트다. 10개국에서 똑같은 대본과 시나리오로 Z팝 오디션을 만들어 한 나라당 한 명씩 뽑는 다국적 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멤버는 신인보다는 데뷔를 해본 경험자를 선호한다.

“제가 SM엔터테인먼트에서 공연 관련 자회사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아시아의 많은 나라의 대중음악 관계자들과 소통해왔다. 그래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각국에서 한 명씩 뽑아 남녀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킨다. 이는 숨겨진 팝뮤직 인재 발굴을 목적으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세계 최초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강 사장은 ‘Z-POP 드림 온라인 플랫폼’에 아시아의 4백만명 정도를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그 정도면 이 플랫폼을 활용한 10개국 동시 오디션이 가능해지고, 나라마다 자국 멤버를 응원하게 된다.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나라에 들어가면 해당국이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 타국 문화 침투와 자국문화 보호 논리가 나온다. 현지화가 불가피하다. Z-POP 드림 오디션과 10개국에 만들어지는 아카데미는 그런 부분을 완전히 극복한 장치다. 온라인 오디션으로 10명을 뽑아, 이 팀으로 각 나라에 가 매년 브랜드 콘서트를 연다. 2019년 2월 23일 잠실체육관에서 ‘Z팝 드림 라이브 인 서울’을 연다. Z팝 스타만으로는 인지도가 약해 K팝 스타와 함께 하는 콘서트다. 이어 호치민, 자카르타 등 1년에 3~4회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각 국을 돌면 그 나라 멤버가 팀을 소개하고 진행을 맡아 언어 장벽을 극복한다.”

강 사장은 “음악 오디션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 나왔다. 우리는 각 나라 대표가 선발된 올림픽 드림팀 같은거다”면서 “한 중 일이 함께 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걸 해보는 거다. 각국에서 어워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당국의 빈곤층에 의료 혜택을 주는 등 사회적 공헌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K팝이 너무 상업적으로 가면 안된다. 공존,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사장은 “엔터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과 확장성이다. 음반을 발매해도 수익을 못내면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3단계 비지니스 플랜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비지니스를 위해 Z팝 온라인 플랫폼을 만든다. 스타 스케줄과 콘서트 정보가 나와있고 팬들은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콘서트 티켓팅, 머천다이징, 스타와 영상으로 대화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팬들이 콘서트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수익성과 확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켜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음악 산업을 변화시켜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확장할 수 있다. 제니스미디어콘텐츠 필리핀에 주식 25%를 보유하고 있는 필리핀 에어라인 봉탄 부회장이 이런 시스템 구축에 특히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엔터산업에는 미들맨(중간 상인)이 너무 많아 콘텐츠 사업에 투자해 돈을 손에 쥐려면 여러 단계를 돌아와야 한다. 우리는 팬덤과 제작사, 팬덤과 아티스트를 바로 연결 시켜 중간 단계를 생략할 수 있는 Z팝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중이다. 여기에는 쇼핑몰, 음원 플랫폼 등이 다양하게 들어온다. 다른 기획사들도 혜택을 볼 것이다. 3~5개 대형 음악제작기획사가 전체 매출의 90%를 가져가고 나머지 10%를 놓고 중소기획사들이 싸우고 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중소기획사의 마켓 세어를 30~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강준 사장은 1986년부터 4년간 KBS 공채 탤런트로 활동했다. 연기보다는 연출을 공부하려다 하와이에서 정착하게 된 그는 영어, 일어, 중국어가 가능하다. 이수만 회장에 의해 SM엔터테인먼트에 스카웃돼 ‘SM타운트래블’ 대표로 슈퍼주니어, 동방신기,소녀시대, 엑소 콘서트를 지휘했다.

SM을 나와 2012년 제니스미디어콘텐츠를 만든 강 사장은 애니메이션을 AI에 접목시킨 크리에이터인 노리미츠 카메시마와 홍콩에 본부를 둔 제니스미디어홀링그룹을 공동 창업했다. 계열사에서 립버블, 워너비, 제스트 등 아이돌그룹을 기획해 활동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 유통 경험도 풍부하다.

“축구로 따지면 전후반을 다했고 연장전을 하고 있다. ‘Z팝 드림’을 만들어, 한국에서 해외에 나가려는, 또는 해외에서 한국과 연을 맺으려는 콘텐츠 관계자들의 연결고리가 되려고 한다. 엄청나게 발품을 팔았다. 한국의 콘텐츠, 일본의 기술력, 중국 홍콩의 마케팅 등 한중일의 힘이 모인다.”

한류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가며 문화 부흥을 꿈꾸는 강 대표는 이미 글로벌 비지니스로 아시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