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오버투어리즘

자기는 바깥 교류하면서 동네의 아름다운 자연을 주민만 보겠다고 차단하는 건 문제이지만, 마구 들어가 여행지 규범을 무시한 채 원형을 훼손하는 것 역시 올바르지 않다.

여행자들이 과도하게 몰려 생태계가 훼손되고 현지인의 일상 생활이 불편해지는 것을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이라고 한다.

오버투어리즘은 좁게는, 과잉여행과 과소인프라 문제가 겹쳐 쓰레기, 환경오염으로 6개월간 폐쇄됐던 필리핀 보라카이의 예를 들수 있고, 넓게는, 자원개발자들에 의해 훼손됐다가 유네스코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던 중앙아메리카의 보석 벨라즈의 예까지 확장할 수 있겠다. 다행히 두 곳은 올 가을 다시 여행자를 맞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오버투어리즘 논란이 제기된 곳은 한국의 제주도, 이탈리아 베네치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바르셀로나이다.

오버투어리즘을 무턱대고 막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경제적 문제, 문화유산 향유의 불공평성, 교류 상호주의의 위반 등 많은 문제가 따른다. “기껏 관광객을 통해 돈 벌어 놓고 이제 먹고 살 만 하니 무슨 방해냐”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가장 비난받는 곳으로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규범의 준수를 골자로 하는 ‘공정여행’이다. 자연과의 약속, 토착민-여행자 간의 규정 및 에티켓 준수 약속이다.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이 급증하고 있는데, 최근 한 조사에서 한국인 10명 중 6명이 오버투어리즘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스럽게도 ‘이질적이고 낯선 여행지 문화 존중’, ‘현지의 조건이 반영된 그 도시 다운 서비스 이용’ 등 공정여행의 의지는 강했다.

꼴불견 한국인 여행자가 여전히 적지 않다. 내 땅, 내 이웃도 오버투어리즘의 상처를 입고 있는 만큼, 세계 최강 여행자, 한국인들이 솔선수범해야 할 때이다. 

함영훈 선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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