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말많은 주류세 논란…소비자들은 뿔났다

“막걸리보다 소주ㆍ맥주를 마셔야 애국자야. 탁주(막걸리)는 주세가 두 자릿 수도 안되는데 맥주랑 소주는 70% 넘게 주세를 부과하고 있지…. 여기에 교육세도 들어간다고 하니 우린 정말 애국자야 그치?”
이렇게 늘 술자리에서 술을 주문 할 때마다 애국지사인양 말하는 애주가 선배가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술자리에서 불만이 가득했다. 선배는 “얼마전에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이 나왔었잖아. 결국 헤프닝이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자꾸 부담을 주는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같은 애국지사(?)들만 더 힘들어지는거 아냐”하고 술잔을 들이켰다.최근 술도 담배처럼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긴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차례 시끄러웠다. 건강보험공단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들은 한 번 거론된 이야기는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을 거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 주류에 별도의 부담금이 추가로 매겨지면 소주ㆍ맥주의 가격은 지금보다 20~30%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러니 지갑이 얇은 서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일단 술에는 무분별한 술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 있다. 술에 붙는 세금은 크게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세 가지다. 주세는 주종에 따라 5~72%까지 과세한다. 교육세는 주세의 10%를 적용하며 주세율이 70%를 초과하는 경우 30%를 과세하고 부가세는 출고원가와 주세ㆍ교육세를 더한 가격에 10%를 매긴다.

주세부터 살펴보면 도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소주ㆍ위스키에는 72%의 세율을, 도수가 낮은 와인류에는 30%의 세율을 적용한다. 도수가 낮은 맥주(발효주) 역시 72% 세율로 과세한다. 과거 맥주가 고급술이라는 인식으로 1995년까지 150%였던 맥주의 주세율은 점차 대중화가 되면서 2007년부터 소주와 같은 72% 세율로 낮아졌고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부담금까지 매긴다면 그에 따른 인상은 불가피하다. 특히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와 맥주 가격 상승은 더 클 것으로 불 보듯 뻔하다.

자영업자와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단 업계서는 주류에 건강부담금을 매기면 주류소비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출고하는 주류가격은 고작 몇십원 오르겠지만 이게 음식점에서는 보통 500~1000원 단위로 변할 수 있는거라 자영업자가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일산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강모 씨는 “술 단가가 높아지면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건비 등 이미 오른 상황에서 갑자기 또 오르면 손님들 발길이 줄어 들텐데…. 어쩌라는건지 갑갑하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는게 중론이다.

술은 인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중에 하나이고 음식과 관련해서도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게다가 술은 산업이 발전하면서 같이 발전했고 나라마다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생활 문화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한 술이기에 세계 어디든 주류산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주세 역시 국세의 중요 부분이 됐다. 하지만 술에 건강부담금이 부과되면 그로 인한 서민 체감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나라의 빈 곳간을 메우기 위해 서민 주머니를 털어 메꾸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다시 술자리에서 하소연하는 애국지사 선배는 “건강증진부담금은 증세 꼼수”라며 “술 마시고 담배 태우는 서민만 봉 취급 당하고 있다”고 한소리했다. 그는 “사실 술ㆍ담배가 건강을 해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우리처럼 축쳐저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는 일 끝나고 한 잔하는 ‘소맥’이 유일한 낙인데…”라며 서민의 애환을 한 번쯤은 생각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