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JP모건 주식보유’ 논란 전말 보니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한 임지원 위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임지원 위원, 취임 석달 뒤 주식 전량매각
한은, 한달 지나 주식보유 사실 인지
집행부서 ‘이해상충’ 가능성 의견 전달
“관련없다” 판단 7월 금통위 참석
“거래시스템 설치ㆍ이해도 시간소요” 해명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이 지난 5월 취임한 임지원 금융통화위원에게 JP모건 주식 보유로 인한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임 위원 스스로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해 금통위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위원은 취임 이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에 두 차례 참여해 이해상충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임 위원은 금리 결정과 JP모건 주식 보유 간에 이해상충 우려가 없다고 봤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8월 초까지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했다고 해명했다.

▶취임 당시 8억대 주식보유…3개월 뒤 전량 매도=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임 위원은 지난 5월 2일 내정 당시 JP모건 주식 1만5361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달 16일 JP모건을 그만둘 때까지 6145주를 처분했으며, 퇴직과 동시에 상여금으로 지급되는 RSU(Restrict Stock Unitㆍ매각제한 주식) 2730주가 박탈됐다.

임 위원은 남은 6486주를 보유한 채 5월 17일 금통위원으로 공식 취임했다. 해당일 기준 주가, 환율로 따지면 8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그는 이후 10여차례에 걸쳐 잔여 주식을 매도해 8월 7일에야 전량을 처분했다. 문제가 되는 5월 24일 금통위와 7월 12일 금통위 때는 각각 6486주, 6132주를 보유한 상태였다.

임 위원은 “내정 이후 취임까지 2주 정도의 짧은 시간에 퇴직과 취임 일정이 진행됨에 따라 일반적으로 알려진 규정과 지침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다”는 입장이다.

민간 금융회사에서 통상 한 달 이상 걸리는 퇴직 절차를 2주로 축약해서 진행하다 보니 행정적ㆍ법적 절차 이행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했고, 공직자윤리법이나 한국은행법에도 해외주식 보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보유주식 처분시한을 3개월 정도로 허용하거나 예외도 다수 인정하는 해외사례도 참고했다고 부연했다.

▶한은, 한달 뒤에야 인지…이해상충 지적=한은은 6월 18일에 임 위원의 JP모건 주식 보유 사실을 인지했고, 해당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경우 금통위원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식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6월 28일에는 당시 공직자 재신신고를 준비하던 임 위원이 한은 법규제도실에 해외주식 보유에 대해 문의하자 “경우에 따라서는 제척사유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설명했다.

한은법 제23조는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는 금통위 심의ㆍ의결에서 제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후 한은 집행부는 7월 5일에 “주식 보유가 정책금리 결정과 관련해서 이해상충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해상충 여부에 대한 정보는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임 위원 본인이 최종 판단하고 제척 여부를 결정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한은법에 ‘기피제도’가 없고 금통위 제척 여부를 본인 스스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은 의견에도 금통위 참석, 왜?=임 위원이 한은의 의견에도 7월 금통위에 참석한 이유는 JP모건 주식과 기준금리 결정 간 관련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임 위원은 한은 법규제도실의 설명에 대해 “이해상충 가능성은 JP모건이 포함된 개별 금융기관 관련 사항에 대한 심의ㆍ의결을 하는 경우에 국한된다”고 받아들였다.

집행부 의견 제시 이후에는 제척을 고려했으나, 실증적 측면에서 이해상충 가능성을 찾기 힘들고 명확한 규정이나 이해관계에 대한 실증적 자료가 없다고 보고 7월 회의에 참석했다. 그의 생각에 다른 금통위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임 위원은 외부로부터의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늦어도 재산공개 시점까지는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 노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거래시스템 문제도 있었다는 설명도 내놨다. 7월 6일 자정에야 거래시스템 설치가 완료된 데다 시스템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7월 회의까지 4영업일만 남아 있어 전량 매각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임 위원은 “한은법 저촉 위험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보유주식 매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새로운 업무를 익히는 것에 집중해야 했고 새로운 거래시스템을 설치하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금번 일을 계기로 공직자인 금통위원으로서 유의할 점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었으며, 향후 국민을 올바르게 섬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