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위장’ 68억원 보이스피싱 조직…‘국제공조’로 검거

중국 공안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국내로 송환하고 있는 모습. [제공=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국민행복기금’ 위장 보이스피싱 조직
-警 지난 1월부터 국내외 공조수사로 검거
-주로 고금리 대출자 노려 범행 저질러
-사기 모의연습ㆍ3번씩 전화한 치밀함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원 일당이 경찰과 중국 공안의 수사공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312명으로부터 68억원 상당의 금액을 부당하게 편취한 (범죄단체 조직 및 사기) 혐의로 총책 이모(36) 씨등 조직원 85명을 검거하고 그중 70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원 자택을 압수수색중인 모습. [제공=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정부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국민행복기금으로 위장해 범행을 저질렀다. 일당은 오토콜 서비스로 “고객님은 국민행복기금 발급대상자입니다”라는 음성메시지를 대량으로 보낸 후 고금리 대출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노렸다.

이들은 음성안내로 피해자들에게 대출금이 있다는 점을 파악한 후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친인척으로 가장해 예외심사를 받으면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서 “상환능력을 보여줘야 하니 대출을 받아서 불러주는 계좌로 (대출을 받은뒤 바로 갚은 것처럼) 금액을 이체하라”고 속였다.

피해자들은 경제적인 어려움 탓에 저금리 대출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상황이었고, 기존의 대출금 이외에 새로 대출받아 편취당한 돈까지 고스란히 떠안아 추가적인 교통을 겪어야만 했다.

일당은 범행 전 상담원과 피해자 역할을 바꿔가며 모의 연습을 진행했고, 피해자 1명을 속이기 위해선 조직원 최소 3명이 금융기관 대리ㆍ심사과 팀장ㆍ자금회수팀 팀장 등으로 역할을 바꿔가며 전화를 거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탈을 희망했던 조직원이 뜨거운 물로 물고문을 당한 흔적. [제공=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조직원은 주로 인맥을 통해서 조직원을 모집했다. 지역 선후배 등에게 접근해 “매월 500만원의 수입이 보장된다”면서 조직원을 모집했는데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들은 대개 20대 초반이었다. 이들이 조직을 이탈하려는 경우에는 폭행과 감금, 갈취를 하며 물 고문도 자행했다.

서울청에서는 지난 1월 각 경찰서 지능팀이 전담하던 보이스피싱 범죄를 발생빈도가 높은 5개 서로 편성하고, 지능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에 집중, 대면편취ㆍ절취형은 강력팀 이관하는 등 분업 체계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에 올해 1월에는 중국보이스피싱 범죄 단체 관련 첩보를 입수했고,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 69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5월에는 총책 이 씨를 태국에서 검거했고, 지난 6월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일당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청 외사국은 중국 공안부와 협조해 지난 3월 이후 중국에 구류중이던 보이스피싱 조직원 8명을 강제 송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검 피의자를 지속적으로 추적해 검거하는 한편, 국외 거점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처럼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자들에 대해서는 국제공조 등 끝까지 추적하여 엄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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