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없으면 교육하면 안돼”…서울디자인재단 대표 막말 논란

최경란 대표이사

“미혼인 교육팀장은 자격없다”
비전공분야로 인사발령 조치
블라인드채용에 “본교냐 분교냐”

직원들에 인격 모독성 발언 예사
잦은 조직개편·해외출장도 논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이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운영 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의 최경란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각종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올 8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 년 간 교육전문가로 일하며, 재단에서만 수년째 교육을 담당해온 교육팀장을 홍대 마포애경센터에 재단이 위탁운영할 ‘서울디자인창업지원센터’의 팀원으로 발령냈다. 표면적인 이유는 “효율적 DDP 운영을 위해 전시팀과 교육팀을 합쳐 ‘콘텐츠 운영팀’을 만들었다”는 것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직원은 거의 없다.

“애 없으면 교육시키면 안돼”=최 대표는 지난 7월 교육팀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50대 미혼 여성인 A교육팀장에게 “애가 없으면 교육 하면 안되지”라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미혼 여성 B팀원 등이 동석해 모두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후 DDP의 어린이 디자인교육을 담당하는 전문직으로 채용됐던 B팀원은 최근 인사에서 인재경영팀으로 옮겨 근태담당을 거친 후 현재는 직원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최 대표는 또 DDP 교육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40대 미혼 여성교육자 C씨에 대해 ”그 사람은 애를 안 키워봐 교육을 맡기면 안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재단 직원들은 “대표가 처음 이 발언을 했을 때는 해당 팀장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이야기한 것인 줄 알았는데, 외부인사에 대해서도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뿌리 깊은 편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표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대학원장 출신으로 교수들의 임용, 평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온 터라 아이가 없는 사람은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는 발언은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본교 출신? 분교 출신?”=최 대표의 노골적인 학력 관련 질문도 블라인드 채용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전문 분야를 살려 조직개편을 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5월 전직원 면담을 실시했다. 하지만 신임 대표와의 일대일 면담에 기대를 걸었던 직원들은 학력과 경력을 한 페이지에 정리한 파일을 펼쳐 놓고 학교와 전공 위주의 질문 만을 쏟아낸 대표이사의 행동에 불쾌함을 표시했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한 직원은 “보자마자 첫 마디가 OO시에서 대학 나왔네”였다며 “교수가 편입생 면담하는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묘사했다. 최 대표는 또 연세대, 한국외국어대 등 분교를 둔 대학졸업자 여러 명에게 “본교 출신이야? 분교 출신이야?”라고 묻기도 했다.

직원들은 “블라인드 채용을 하면 뭐하나. 입사 후 대표이사 면담에서 대놓고 학교 관련 질문을 하는데”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잦은 조직개편ㆍ해외출장도 논란=최 대표는 취임 반년도 안돼 올 6월1일과 8월24일 두차례나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여기에다 올 12월에도 또 한차례 조직개편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인사평가, 전문성, 팀별 적정 인원 배분 보다는 대표이사 와의 코드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직원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잦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공백과 이사비용, 명함인쇄비 명목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차례의 조직개편을 통해 대부분의 직원이 팀을 이동했고, 팀을 이동하지 않은 직원들도 팀명이 바뀌거나 사무실 자리배치가 바뀌어 두 달 간격으로 새로운 명함을 두번이나 만드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해외출장도 업무와 무관하게 직원들을 달래는 용도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4월 서울디자인위크 발전 방안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밀라노디자인위크 출장을 다녀왔던 전시팀장은 6월1일 패션팀장으로 발령이 나며 공무출장이 개인여행이 돼버렸다. 밀라노에서 보고 온 전시기법이나 만든 네트워크를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됐기때문이다. 마찬가지로 5월 패션 관계자 미팅을 위해 출장을 다녀온 전임 패션팀장은 홍보팀장으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출장을 통해 만든 네트워크가 무용지물이 됐다.

또 6월1일자로 패션문화본부장으로 발령이 난 전임 DDP운영본부장 D씨는 8월24일자로 다시 서울디자인창업지원센터장으로 발령이 났다. 최 대표는 D씨에게 9월14일부터 열리는 런던패션위크 출장을 다녀오라고 했다. 여기에다 8월 서울디자인클라우드 공예 전시 건으로 베이징 출장을 가는 멤버에 의류산업팀 소속의 노조 부위원장을 포함시켰다. 노조가 부서별 해외 출장의 부익부빈익빈 문제를 제기하자, 노조 임원을 본인 업무와 관계없는 해외 출장에 동행시킨 것이다.

각종 세금 낭비 논란=최 대표는 취임 후 본인의 프로필 사진을 찍는 데만 수십만원의 세금을 낭비했다. 재단과 연간 계약을 맺고 재단의 중요 행사 사진을 촬영하는 업체를 통해 두번이나 사진을 찍었지만 “포토샵 처리를 너무 많이 했다”거나 “눈이 무섭게 나왔다”며 사용을 못하게 했다.

이후 6월27일 강남의 유명 미용실에서 헤어 및 메이크업을 받고, 웨딩 사진 전문 스튜디오에 가서 10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은 뒤 사진을 골랐다. 현재 디자인재단 홈페이지 대표이사 인사말 코너에 올라 있는 최경란 대표의 사진은 이렇게 혈세를 통해 완성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 대표는 지난 7월30일 본인의 취임 100일을 자축하는 의미로 강남의 유명 떡집에서 떡을 주문해 전직원에게 돌렸다. 물론 개인 돈이 아닌 회사비용이었다.

석달 만에 비서 3명 사표=최 대표의 비서는 취임 후 석달도 안돼 3명이나 바뀌었다. 올 4월 최 대표 취임 몇주 뒤 기획경영팀 소속으로 비서 업무를 해오던 직원이 퇴사했다.

이후 입사한 비서는 입사한지 하루 만에 바로 사직했다. 이후 최 대표는 비서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비서를 공개채용으로 돌렸다. 5월10일 서울디자인재단 홈페이지에는 ‘대표이사 비서행정 공개채용’이라는 공고가 올라왔다.

6월에는 이화여대 비서학과 출신이 비서로 취직했지만, 채 한달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뒀다. 이어 7월11일 새 비서가 또 입사했다.

최 대표의 비서가 부재했던 5월 한달 간 당번처럼 돌아가며 대표이사 비서업무를 맡았던 직원들은 “최경란 대표 비서야말로 감정 노동자”라고 혀를 내둘렀다.

올 4월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경란 대표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일었다. 최 대표는 현대리바트 사외이사 겸 감사직을 그만두지 않은 상태에서 공기업인 서울디자인재단의 대표로 선출돼 채용됐다.

아울러 최 대표를 선발하는 인사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이 최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은 물론 DDP 1층을 위탁운영하며 2019년 3월 재계약을 앞둔 (주)디자인하우스의 이영혜 대표로 알려져 서울시의 인사 등용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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