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시다. 러브” 관광두레 빚은…안동에 비친 ‘션샤인’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주무대 안동의 만휴정 계곡의 모습.

정부-관광공사-시민-전문가 뭉쳐
민관협력 영리공동체 ‘탄탄대로’

생태친화 힐링명소 만휴정 인기
고택 도시락 먹고 고추장 만들고
세계유산 안동, 새희망에 들뜨다

“합시다. 러브(Love). 나랑 같이…”

연정(戀情)을 마음 속에 숨기던 대가집 애기씨가 ‘러브’를 시작하 듯, ‘한국 정신문화 1번지’로서 많은 자산을 갖고도 큰 빛을 내지 못하던 안동이 요즘 새로운 희망으로 깨어나고 있다. 민관 협력의 영리공동체 ‘관광두레’가 최근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 고을에 ‘션샤인’이 비친 것이다.

안동은 이미 유네스코에 등재된 하회마을, 유교책판(기록), 봉정사와 내년 등재가 유력시 되는 도산ㆍ병산서원, 무형유산 등재신청을 추진중인 하회탈놀이 등 수많은 세계유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영국의 코츠월드, 프랑스의 아비뇽-아를 급의 세계적인 강소 문화도시로서 빛을 보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한국관광공사의 지원과 뜻있는 귀향 전문가-시민들이 힘을 합쳐 정성스레 빚은 관광두레 라는 그릇에, 이제 세계적인 안동의 유산들이 담겨, 그 영롱한 자태를 지구촌에 뽐낼 수 있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봉정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당찬 고목서 점심, 만휴정 탐방= 관광두레기업 ‘버스로기획’의 ‘낭만가도 상품’은 외신에 ‘지구의 자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소개된 임동면의 지례예술촌-지촌종택에서 시작한다. 고즈넉한 고택의 안온한 분위기 속에서 유유자적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머리를 비우며 힐링을 하는 곳이다. 700여년 수령의 길안면 용계은행나무에서 소풍나온 아이들 처럼 들판 점심을 먹은 다음 묵계서원을 들른다. 이번엔 ‘안동의 션샤인’을 실감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바로 만휴정이다. tnN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에서 장포수 등 의병이 될 자들이 어린시절 인연을 맺은 곳, 의병의 작전 회의 장소이자, 의병인 대가집 애기씨 고애신이 미군 장교 신분의 조선 애국자 최유진과 ‘러브’를 시작한 곳이다.

‘늦은 휴식’이라는 뜻의 만휴정은 15세기 대쪽 문신 김계행이 말년을 보내려 지었다. 그곳엔 높지 않은 낙차로 맑은 물이 떨어지는 송암폭포, 완만한 경사의 반석에 물줄기가 엷지만 강하게 흐르는 생태친화적 힐링 명소가 있다.

▶세계유산 알쓸신잡 유람= 안동 ’빅5‘ 투어는 내년 7월 세계유산 등재가 유력시되는 도산서원과 올해 세계유산이 된 봉정사, 아이돌 용모로 조각된 산중 대형 석상 제비원 미륵을 거친다. 도산서원은 공맹(孔孟)의 도를 가장 잘 보존ㆍ발전시켜, 이들 현자의 후손들이 이곳에 ‘鄒魯之鄕(추로지향)’이라는 감사 비석을 세웠다. 몇 일 간 비 내린 9월중순의 도산서원앞 낙동강엔 물이 가득차 장관을 이뤘다. 섬이 된 정조의 시사단이 더 고귀해 보인다. 100여개국을 다녀본 이희오 대표가 미소 짓는 달마대사의 표정으로 ’어쩌다 어른‘의 설명을 곁들이며 ‘알쓸신잡’ 같은 여행을 이끈다.

고택 안주인-종부, 5명이 설립한 ‘안동서로가’의 전통음식 도시락 만드는 모습

고택의 5070 안주인과 종부, 5명은 안동의 전통음식을 수호하고 알리는 독수리 5자매로 의기투합했다. 전통음식 도시락을 만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자매애가 느껴지는 회사 ‘안동 서로가’ 사장은 막내인 수애당 안주인 문정현씨가 맡았지만, 수졸당 종부 윤은숙, 치암고택 안주인 장복수, 칠계재 고택 안주인 류춘영, 정재종택 종부 김영한씨 등 언니들이 정겨운 시어머니 노릇을 한다.

안동 공연문화 중심 이의정씨의 ‘안동반가’ 고추장만들기의 모습.

▶고추장 만들기 참 쉽다= 엄마 같은 대학 교수였던 이태숙 대표가 본성 대로 다시 이웃집 아주머니가 되어 경영하고 있는 관광두레 회사는 체험프로그램을 짜는 ’안동반가’이다.

관광객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만 한 전통주ㆍ고추장 담그기를 손쉽게 가르쳐 준다. 가양주를 담그는데엔 누룩 300g, 고두밥 1㎏, 생수 1㎏이면 족하다. 고추장을 만드려면 쌀조청 180g, 식혜 145g, 메주가루 22g, 고추가루 85g, 소금 25g이 필요하다는데, 궁금하지 않은가. 고추장 담그던 50대 아재들도 “이렇게 쉬울수가…”라며 놀랜다.

걸그룹 출신으로 안동 공연문화의 명가수인 이의정씨도 자기 먹을 장(醬)을 자기가 만들었다. 전통한복을 입고 고택과 월영교 산책을 하는 체험과 전통 혼례 체험 등도 안동반가에서 한다.

안동반가가 있는 ‘구름에 리조트’에는 안동전통 음식을 판매하는 안동식선도 있다. 안동찜닭정식, 안동불고기 정식들을 판매하며, 단팥죽, 마를 넣은 미숫가루, 쑥떡와플 등을 내어놓는 북카페 ‘Gurume Off’도 열었다. 리조트내 다른 전각엔 안동소주-와인바도 있다.

▶관광두레 PD의 눈물겨운 뒷바라지= 한동안 소득 무일푼의 지난(至難)한 런칭기를 보냈던 사장님들은 요즘 기업체 부장 정도 벌이는 한다. 3년차 치곤 준수하다. 문체부-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두레 PD공모에서 안동 담당으로 뽑힌 전미경 박사는 이희오 사장 등 CEO를 물색하는데 온 힘을 쏟고, 이곳저곳 숱한 잔소리를 견뎌내며 코디네이터와 기획자로서 동분서주했다.
그들의 노고 덕분에 이제 안동사람들도 “정신문화 1번지”라는 말만 떠들지 않고 그 정신을 이웃과 사랑으로 나누는 법을 아는 듯 하다. 관광두레는 이제 세계유산 알리미, 경제적 대박을 넘어, 주민들의 의식문화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