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평양] 靑, 이번에도 김정은 선물 공개 안한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교환할 선물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측 대표단으로부터 선물받은 경남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국제사회 대북제재 의식 비공개 결정한 듯
-DJ 진돗개, TV, VTRㆍ盧 DVD, 병풍 선물

[헤럴드경제=신대원ㆍ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18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청와대는 이번에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선물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번에 우리도 선물을 가져가고 선물교환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무선에서 조용히 전달하는 형식이 될 텐데,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공개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4월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당일치기 남북정상회담 때도 선물을 교환했지만 청와대는 “정상간 만남에서 선물은 비공개”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후 정치권을 통해 김 위원장 부부에게 수저세트 등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정상외교에서 주고받는 선물은 단순 우호의 상징일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전반적 분위기까지 좌우할 수 있는 의전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상대국과 정상의 문화와 취향까지 고려해 세심하게 결정한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한 우리 신문 묶음을 전달했다.

또 우리측 대표단은 진돗개 2마리와 60인치 컬러TV 1대, VTR 3세트, 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풍산개 2마리와 들쭉술로 답례했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영화배우 이영애 씨의 팬으로 알려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 ‘친절한 금자씨’ 등 DVD 150편과 경남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 무궁화 문양 다기, 8도 명품차 등을 전달했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시 8억원어치에 달하는 송이버섯 500상자, 4000㎏의 송이버섯으로 화답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가진지 3개월 뒤 송이버섯 3000㎏을 서울로 보낸 바 있다.

이처럼 과거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양측이 주고받은 선물이 공개된 것과 달리 청와대가 이번에 선물을 공개하지로 않기로 한 것은 북한의 핵ㆍ탄도미사일 시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ㆍ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제 결의를 통해 북한과 사치품 거래를 금지하고 있어 귀금속, 예술품, 전자기기, 주류, 악기 등이 선물로 전달될 경우 논란이 될 소지도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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