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北 비핵화-제재’ 경계 고삐 안늦추는 美

폼페이오 “제재는 北비핵화 달성 위해 필수적”
헤일리 유엔대사 “러 제재 위반 은폐 압력” 공세
러 “장애물 만들지말고 대화·협력 촉진을” 맞불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미국은 잇따라 비핵화 및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17일(현지시간) 헤럴드경제의 논평요청에 “미국과 그 동맹들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문제를 일관된 행동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최우선 목표는 남북관계가 아닌 북한 비핵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방문 전날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항구적 평화를 위해 ▷남북 군사적 대치 완화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을 제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미 비핵화 교착에 대해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두 정상이 다시 마주앉는다면 비핵화 문제가 빠른 속도로 진척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북미 간 대화의 성공을 위해서도 서로 간에 깊이 쌓인 불신을 털어내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 사이에 적극적인 중재역에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미국 조야에서는 3차 남북정상회담 계기 남북 경협 및 남북 관계 개선의 속도가 비핵화 협상의 진도를 크게 앞지르면 비핵화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남북관계 발전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도 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그러한 노력들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 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최소한 어떠한 범위와 기술적 방법론을 토대로 비핵화를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단순히 핵ㆍ미사일 리스트 신고 확약과 종전선언에 대한 선언적 교환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뿐 아니라 핵동결에서부터 검증, 그리고 인도적 지원과 군축통제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와 이해를 확인해야 한다. 북미 양측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구체적인 중재가 가능하며, 남북관계가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실증적 사례가 없는 이상 미국은 남북관계 발전이 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3차 남북정상회담 전날인 17일(현지시간) 대북제재의 이행과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제재 완화를 호소하고 있는 러시아를 강력 비판했다.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전날 통화에서 현 한반도 평화모멘텀의 주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전 세계적인 제재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필수적”이라며 대북제재 이행체계 유지 및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것들(국제적 제재)를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또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를 겨냥해 대북제재의 적극적인 이행을 강조했다. 미국은 이달의 안보리 순회 의장국으로, 최근 러시아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제재위반 증거가 있다면서 러시아가 제제 위반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압력을 가해 패널보고서를 수정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북한을) 건설적인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면서 “장애물을 만들 것이 아니라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만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안보리가 남북 협력사업에 잠정적인 제재 면제를 위해 대북제재위원회에 ‘특별한 조건’을 둘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동행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 ‘특정 분야 제품(sectoral goods)’을 포함한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며 “모든 나라가 북한의 불법적인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의 중단을 도울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