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연내 ‘서울 종전선언’ 추진…“핵 없는 한반도” 천명

[사진=평양 공동사진취재단ㆍ성기윤 기자/skysung@heraldcorp.com]

-文대통령ㆍ김정은, 비핵화 위한 ‘전쟁없는 한반도’ 확약
-北, 동창리 엔진시험장 유관국 참관 아래 영구폐기

[헤럴드경제=평양 공동취재단ㆍ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핵없는 한반도를 위한 ‘평화시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간 군사위협을 해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나간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남북 정상은 연내 서울에서의 남북미 종전선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평양 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서울에서의 남북미 종전선언을 위한 담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선언에 서명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여기서 가까운 시일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서울로 초청한 데에는 단순히 남북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남북미 종전선언을 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마치고 유엔 총회 계기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협의한 비핵화 및 체제보장 절충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관건은 문 대통령이 절충한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 사찰ㆍ영구폐기-종전선언-영변 핵시험장 영구폐기 등 초기조치’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냐다. 평양선언은 “북측은 미국이 6ㆍ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상응조치’란 북측이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요구해온 종전선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북한의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조치가 있으면 종전선언을 한다는 우리 정부의 중재안이 일정 부분만 수용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미국이 요구해온 ‘검증’에 미치는 수준이 되지는 못한다. 앞서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의미있고 검증할 수 있는(meaningful and verifiable)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에도 북측은 당초 전문가 참관을 허용하겠다고 대북특사단에 밝혔지만, 실제 폐기과정에서는 취재진의 접근만 허용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외교안보실장은 “선(先) 종전선언 후 영변 핵시설 폐기조치가 담긴 이번 합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겠지만,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이런 제안을 받아 종전선언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서울로 공식초청하는 형태로 추진할 수 있어보인다”고 분석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트위터 상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지만, 그동안의 ‘설레발치는’ 화법을 고려했을 때 차분한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의 신고 검증 없는 살라미식 비핵화 협상을 우리 정부가 수용한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하겠다는 것은 종전 선언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면서 “내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안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의사가 전달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용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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