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은행원 과다…디지털화 시급”

점포·인력 비용 가장 높아
고령화로 비대면 전략도 한계
국내시장 포화…해외 진출을
인니·베트남 등 ‘블루오션’

“돈 나올 구멍은 없는데 쓸 곳은 많다.”

무디스가 한국의 은행업에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데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지점, 인력 운영에 따른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디스가 지난 18일 발표한 아ㆍ태 지역 은행업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 등 고령화가 급진전되는 국가들의 은행들이 비용 관리를 위해 소매채널과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조사 대상 17개국 중에서도 한국 은행들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가장 낮으면서도 영업이익경비율(CIR)은 가장 높다면서 점포ㆍ인력 비용 축소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서비스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를 덜고 점포 축소에 나서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무디스는 부연했다.

국내 은행들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해진 몸집 줄이기를 추진하는 중이다.

은행권의 국내 영업점 수는 2015년 7158개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말 6791개로 감소했다. 임직원 수는 2014년 11만722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1만5322명, 2016년 11만4775명, 2017년 11만1173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무디스는 국내 시장의 포화로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한 전략으로 현지 은행 인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도 은행들의 해외진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KB국민)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에 글로벌 부문에서 527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글로벌 순익이 1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4대 은행의 글로벌 순익은 전체 당기순익의 14.2%를 차지한다.

은행들의 외형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2015년 114개에서 지난해 185개로 증가했다. 현지법인 산하지점을 포함하면 글로벌 네트워크는 772개에 달한다.

다만 무디스는 해외 은행에 까다로운 영업 규정을 두는 은행업 특성상 대형 은행들이 아니면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해외진출 은행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