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 외신, 비핵화 담았지만 핵심은 빠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 후 악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평양선언…외신, 일단 긍정적 평가하면서도 우려
- 경협 추진하는 한국의 노력, 미국 심기 건드릴 수도
- 트럼프는 일단 긍정적…“엄청난 진전(tremendous progress)”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발표한 ‘평양선언’을 두고 주요 외신들은 비핵화 내용을 담기는 했지만, 핵심은 빠졌다는 평가를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도 의미가 있다”며 “김 위원장의 이번 제안뿐만 아니라 핵ㆍ미사일 시험 중단, 핵 실험장 파괴와 같은 조치들은 그가 더 많은 핵무기와 ICBM을 생산할 능력을 축소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한국과 한 약속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겨냥한 김 위원장의 대담한 전략(gambit)”이라고 했다. CNN방송은 남북이 “전쟁 없는 시대(era of no war)”를 약속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번 평양선언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NYT는 “북한은 기존의 무기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가 핵무기 폐기가 아니라 핵 동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안심시켜 제재 완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북한의 ‘핵 리스트’에 대한 약속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합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주요 신문들은 보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적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시설의 목록 제출이나 검증과 관련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 평양선언으로 한ㆍ미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 비축하고 있는 핵무기를 어떻게 해체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목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한은 더 깊은 경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이런 노력은 북한을 세계 무역과 금융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로 유지하려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전협정을 미국에 거듭 요구하고 있지만, 백악관 관리들과 서구의 전문가들은 그와 같은 외교적 양보가 한반도에서 미국을 철수시키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평양선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상태다. 그는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향한 ‘엄청난 진전(tremendous progress)’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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