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 결정 또 미뤄졌다…10시간 심의 끝에도 결론 못내

19일 서울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사무실에서 열린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제124차 회의 중 전남 신안군 흑산면 주민들이 흑산공항 건설을 촉구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공항 건설 여부 결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정부는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실에서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흑산 공항 신설 관련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심의했지만, 10시간 가량의 논의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를 선언하며, 심의를 연기했다. 환경부는 “시간 관계상 정회를 하게 됐다”며 “10월 5일 이전에 속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장인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정회 후 브리핑에서 “사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오늘 10시간 가깝게 논의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1833억 원을 들여 흑산도 68만3000㎡ 부지에 1.2㎞ 길이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이날 제124차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 통행량 데이터, 자연환경 조사, 활주로 안전성, 지역경제 파급력 등 4가지 사안에 대한 자료를 보완하겠다면서 심의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국립공원위원회는 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했지만 심의 연기 여부를 놓고 참석자들이 의견이 갈리면서 쉽사리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당연직 9명, 민간 당연직 1명, 민간위원 11명 등 모두 21명이 참석했다.

오후 7시 40분께 회의가 잠시 정회하자 공항 건설 주장에 힘을 싣고자 상경한 박우량 신안군수는 박 차관과 면담을 자청했다. 박 군수가 박 차관을 회의실 옆방으로 데려가 문을 걸어 잠근 채 자신들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도록 심의를 연기해달라고 거칠게 요구하면서 회의는 오후 9시 15분에야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신안군 공무원과 민간위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박 군수는 회의 속행 이후 기자실을 찾아와 “민간위원들이 공항 건설 사안을 부결시키려고 모여서 담합을 하고 환경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환경부가 이처럼 미온적인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의를 연기해 1∼2년이라도 시간을 갖고 사업을 보완해야 하는데, 부결시키겠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채 회의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가는 데 7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줄어든다.

국립공원위원회는 2016년 11월 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에 관한 심의에서 철새 등 조류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안건을 보류한 뒤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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